핵심 요약
- 사회통합은 ‘동등한 기회’와 ‘물질 불평등 최소화’의 결합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제도·관계·정체성의 세 층위에서 작동한다.
- 차별적 배제모형은 노동력은 활용하되 권리·복지·정치적 참여는 좁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이주민을 공동체 구성원보다 ‘임시 체류자’로 취급한다.
- 2024년 국제이주민은 3억 4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규모 자체가 정책의 주변 이슈가 아니라 핵심 거버넌스 과제로 이동했음을 뜻한다. (UN-DESA, Destatis, Migration Data Portal 교차 확인)
- 독일은 2000년 전후로 혈통 중심의 시민권 관행을 수정하며 통합정책을 제도화했고, 일본은 ‘다문화 공생’ 기조를 지방정부 중심으로 확산시켰다. 다만 배제의 잔존 논리가 반복적으로 되살아날 위험이 존재한다.
- 정책설계의 관건은 “유입-정착-권리-상호책임”을 한 묶음으로 다루는 일이며, 고용·교육·언어·주거·차별금지의 패키지 구성 없이는 성과가 흔들린다.
1. 사회통합정책의 문제의식: 공동체 유지와 갈등관리의 ‘기본 인프라’
사회통합정책은 이민자, 소수민족, 난민, 장기체류 외국인처럼 서로 다른 문화·언어·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주류사회와 조화롭게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만드는 공공정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회통합의 상태는 구성원들이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갖고,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며, 일상에서 긍정적 관계를 지속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 관점에서 사회통합은 두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동등한 기회(교육·노동시장·정치적 발언권에 접근할 권리). 둘째, 물질 불평등의 최소화(소득·주거·보건의 격차 축소).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할 때, 인권과 복지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갈등을 예방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규범이 강화된다.
세계화와 이주의 확대로 많은 국가가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사회통합정책은 ‘선택’이 아니라 공동체 유지와 안정의 필요조건으로 이동했다. 국제이주민 규모는 2024년 3억 4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세계 인구 대비 비중도 약 3.7%로 제시된다. 같은 수치는 UN-DESA의 국제이주민 재고(International Migrant Stock) 자료와 독일 연방통계청(Destatis)의 국제통계 요약, 그리고 국제이주 데이터 포털(Migration Data Portal)에서 교차 확인된다.
이 수치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이주는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노동시장·복지재정·도시계획·교육정책을 흔드는 구조적 변수다. 따라서 통합을 ‘부수적 프로그램’으로 취급하면 비용이 뒤늦게 폭발하기 쉽다. 갈등이 정치적 양극화로 전이되면 정책의 예측가능성이 낮아지고, 기업의 투자·인재유치 전략에도 악영향이 발생한다.
2. Castles & Miller의 사회통합모형과 차별적 배제모형의 위치
Castles와 Miller는 이민자 통합모형을 크게 차별배제모형, 동화주의모형, 다문화주의모형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핵심 차이는 “이주민의 문화적 정체성을 어디까지 인정하는가”와 “권리·자격을 어느 속도로 확장하는가”에서 나타난다. 차별적 배제모형은 유입국이 이민을 노동시장 일부 영역에서만 수용하고, 시민권·정치참여·사회보장 접근을 좁게 설정하는 유형이다. 그 결과 이주민은 공동체의 구성원이라기보다 ‘경제적 필요가 있을 때 들어오는 손님’으로 분류되며, 통합정책의 정식 대상에서 밀려나기 쉽다.
3. 차별적 배제모형의 정의: “노동은 필요, 권리는 보류”
차별적 배제모형은 이민을 받아들이는 유입국 사회가 이민자의 장기 정착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정책의 결합으로 정의할 수 있다. 국가는 자국민이 기피하는 저임금·고강도 노동시장, 3D 업종, 계절노동처럼 제한된 영역에서 이주노동력을 활용한다. 반면 복지급여, 사회서비스, 국적 취득, 선거권과 피선거권 같은 시민권적 권리는 매우 협소하게 부여하거나, 조건을 높게 설정해 사실상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이 구도에서 이주민은 ‘정책의 주체’가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 된다.
또한 배제모형은 단일문화 지향과 결합하는 경향이 있다.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 권한을 부여받은 소수의 이주민에게는 유입국의 제도·가치·생활양식에 동화될 것을 강하게 요구하면서도, 다수 이주민에게는 사회적 접촉 자체를 좁히려는 이중 구조가 나타난다. 혈통을 강조하는 시민권 원리가 강할수록 이런 경향이 강화되며, 국적 취득의 문턱은 ‘거주기간’만이 아니라 ‘문화적 적합성’과 같은 규범적 기준으로 확대되기 쉽다.
4. 차별적 배제모형이 낳는 사회·경제적 비용: 소외, 불신, 미활용 자본
차별적 배제모형은 이주민의 문화적 정체성과 존엄성을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쉽고, 공동체 내부에서 사회적 소외와 차별을 증폭시킨다. 배제는 단기적으로 갈등을 숨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갈등을 ‘정치화 가능한 불만’으로 축적한다. 노동시장에서도 손해가 발생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숙련 축적과 언어능력 향상은 투자 성격을 갖는데, 지위가 불안정하면 개인도 기업도 투자 유인이 약해진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자본과 인적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불만이 반사회적 행동으로 표출될 위험이 커진다.
국제 비교 관점에서도 이주는 노동시장 충격과 결합해 정치적 담론을 흔든다. OECD는 2023년 OECD 국가 거주 외국출생 인구가 1억 5천만 명을 넘는다고 요약하며, 2023년 영구형 이민도 650만 명으로 기록적 수준을 제시했다. 2024년에는 OECD 영구이민이 620만 명 수준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요약이 뒤따른다.
규모가 커질수록 ‘배제’는 행정비용과 사회비용을 함께 키운다. 치안·노동감독·불법체류 단속은 강화되지만, 정착지원·언어교육·차별구제는 약해지는 비대칭이 발생할 때 정책의 일관성도 약화된다. 시민권 접근이 좁으면, 세금·사회보험 기여와 급여 접근의 균형이 깨져 “기여는 하되 보호는 약한” 집단이 늘어나며, 그 자체가 새로운 불만의 원천이 된다.
5. 독일 사례: 2000년 전후 전환과 ‘통합의 제도화’
독일은 20세기 후반 ‘임시 노동력’ 중심의 접근을 장기간 유지한 나라로 자주 언급된다. 게스트워커(외국인 노동자) 체제 하에서 이주민의 장기 정착을 제도적으로 전제하지 않았고, 시민권 취득과 정치적 참여의 통로는 좁았다. 그 결과 이주민과 자국민의 접촉은 생활공간·학교·노동시장 분절로 이어지기 쉬웠다.
그러나 2000년대 전후 독일은 시민권 제도와 이민정책의 틀을 수정하며 ‘정착’의 현실을 제도에 반영해 왔다. 독일 연방통계청(Destatis) 자료에 따르면 독일 인구 중 이민 경험/이민 배경을 가진 비중은 2022년에 약 24.3%로 제시되었고, 2024년에는 25.6%로 증가한 통계 보도가 확인된다. Destatis 통합·이주 주제 페이지의 관련 발표와 2025년 보도(예: “2024년 25.6%”)가 함께 인용된다.
제도 변화의 상징으로 2005년 발효된 이민법(이민·체류·통합을 포괄하는 법체계 정비)이 자주 언급되며, 이후 통합코스(언어·시민교육)와 노동시장 통합정책이 확대되었다. 다만 완전한 전환으로만 이해하면 현실을 놓치기 쉽다. 최근에도 시민권 부여 기준과 통합의 조건을 둘러싼 논쟁은 반복된다. 예를 들어 2024년 독일의 귀화는 기록적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으며, 귀화 법제 변화가 수치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요약하면 독일은 배제모형의 요소를 상당 부분 완화했지만, 사회 인식과 정책 집행에서 ‘조건부 수용’의 흔적이 남아 있어 이중적 접근이 재생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6. 일본 사례: ‘다문화 공생’의 확산과 배제 논리의 재등장
일본은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속에서 외국인 체류자가 증가해 왔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지방정부·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다문화 공생’ 담론과 사업이 확산되었다. 다문화 공생은 일본인과 외국인을 지역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보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대등한 관계 속에서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지역 모델로 설명된다. 중앙정부의 강한 단일 프로그램보다, 지자체 기반의 생활지원(통역, 상담, 교육연계)이 다수 축적되었다는 점이 특징으로 거론된다.
통계 측면에서 일본의 외국인 인구는 2024년 말 기준 3,768,977명으로 제시되며, 전년 대비 10%대 증가라는 요약이 반복 확인된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Immigration Services Agency) 통계를 인용한 자료(니폰닷컴)와 일본 언론 분석(마이니치 등)이 같은 수치를 제시한다.
다만 최근 일본 정치·행정 담론에서 “질서 있는 공존”을 내세우며 외국인 관련 우려(범죄, 오버투어리즘, 공공제도 악용 주장 등)를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성격의 조직 신설이 보도되었다. 이런 흐름은 다문화 공생이 제도화되는 동시에, 배제적 정서가 재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7. 한국에 주는 함의: 통합정책은 ‘선제적 사회투자’
한국 역시 외국인 주민과 국제이동이 정책 의제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 관련 통계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83만 명대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으며, 다른 보도에서는 2024년 국제순이동(순유입)이 12만 5천 명 수준으로 제시된다. 서로 다른 자료원(언론 보도, 통계 공지)을 함께 확인하면, 규모 변화가 단기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으로 이해할 근거가 강화된다.
또한 사회통합을 ‘동등한 기회’와 ‘물질 불평등 최소화’로 정리할 때, 불평등 지표와의 결합이 중요해진다. 세계은행은 지니계수(Gini index)를 국가 간 비교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며, 우리세계데이터(Our World in Data)는 같은 세계은행 데이터를 가공해 최신 업데이트 시점을 공개한다. 통합정책이 취약한 집단의 기회 접근을 개선하려면, 이런 분배 지표와 교육·고용 지표를 함께 묶어 성과를 추적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 항목 | 값 |
|---|---|
| 국제이주민 규모(2024) | 약 3억 400만 명(UN-DESA 추정, Destatis·Migration Data Portal로 교차 확인) |
| OECD 외국출생 인구(2023) | 1억 5천만 명 이상(OECD 요약) |
| 독일 이민배경 인구 비중(2024) | 약 25.6%(Destatis 기반 보도) |
| 일본 외국인 인구(2024년 말) | 3,768,977명(출입국재류관리청 통계 인용 자료) |
| 강제실향·난민 관련(중간연도 2024) | 난민 4,370만 명(UNHCR Mid-Year Trends 2024) |
표 1은 사회통합정책이 ‘소규모 특수정책’이 아니라 인구·노동·복지의 거시 변수와 직결된다는 점을 수치로 요약한다. 국제이주민 규모는 UN-DESA 자료를 중심으로 확인되며, 독일 연방통계청의 국제통계 요약과 국제이주 데이터 포털의 해설이 같은 수치를 반복 제시한다. OECD는 회원국 맥락에서 외국출생 인구와 영구이민 흐름을 함께 제공해 비교의 기준선을 준다. 난민 수치는 UNHCR의 중간연도 보고서에서 제시된 값을 활용했다.
8. 방법론: ‘권리접근-기회구조-관계자본’의 결합 지표로 정책을 읽기
이 글은 차별적 배제모형을 단일한 법 조항이 아니라 정책 패키지의 결합으로 본다. 분석 틀은 3단 구성이다. (1) 권리접근: 체류자격, 노동권, 사회보장 접근, 시민권 취득 경로의 개방성. (2) 기회구조: 언어·학력 인증, 직업훈련, 차별감소 장치가 노동시장과 교육에서 기회를 확장하는지 여부. (3) 관계자본: 지역사회에서 접촉과 신뢰를 형성하는 제도(학교, 커뮤니티 센터, 지자체 서비스, 갈등조정)의 존재. 이 3단이 분절되면 통합정책은 ‘프로그램 나열’이 되고, 결합되면 ‘사회투자’가 된다.
수치 인용은 “최소 2개 출처 교차 확인” 원칙을 따랐다. 예를 들어 국제이주민 2024년 추정치는 UN-DESA의 국제이주민 재고 데이터(또는 요약 PDF), Destatis의 국제통계 요약, Migration Data Portal에서 동일 값이 확인된다. 일본 외국인 인구(2024년 말)는 출입국재류관리청 통계를 인용한 니폰닷컴 자료와 마이니치 기사에서 같은 수치가 확인된다.
| 항목 | 값 |
|---|---|
| 차별적 배제모형의 정책 조합 | 노동력 수용 확대 + 시민권/복지 접근 제한 + 사회적 접촉의 분절 |
| 단기 성과 | 인력 공백 보완, 임금압력 완화 가능 |
| 중기 비용 | 불안정 고용 고착, 언어·숙련 투자 약화, 차별 분쟁 증가 |
| 장기 위험 | 갈등의 정치화, 지역사회 신뢰 하락, 인재유치 경쟁력 저하 |
| 성과 측정 권고 | 고용률/임금/자격인정 + 교육성취 + 차별구제 접근성 + 지역 접촉지표 |
표 2는 차별적 배제모형을 “제한된 노동수요 대응책”으로만 볼 때 놓치기 쉬운 동학을 요약한다. 단기에는 인력 공백을 채우는 기능이 있으나, 권리접근이 제한되면 숙련 형성과 사회적 신뢰가 약해지고, 그 결과 노동시장 내 분절이 고착된다. OECD가 이민 흐름과 노동시장 성과를 함께 제시하는 이유도, 통합정책이 고용지표와 분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책 시사점: 배제에서 ‘상호성 기반 통합’으로 전환하기(설계 원칙과 실행 로드맵)
차별적 배제모형은 이주민을 공동체의 내부 구성원으로 인정하기보다, 필요할 때 활용하는 외부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결합해 왔다. 그러나 국제이동이 구조적 흐름이 된 상황에서 배제는 비용을 뒤로 미루는 방식에 가깝다. 사회통합의 목표를 “동등한 기회 + 물질 불평등 최소화”로 정리한다면, 정책은 권리·기회·관계의 연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아래는 한국을 포함한 유입국이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시사점이다.
1) 권리의 ‘단계화’가 아니라 ‘예측가능한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배제모형의 핵심은 권리 접근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데 있다. 체류자격이 단기·조건부로 반복 갱신되는 구조에서는 장기적 계획 수립이 어렵고, 언어·자격취득·직업훈련에 대한 투자 유인이 약해진다. 반대로 체류-정착-장기거주-귀화의 경로가 예측가능하면 개인과 기업이 함께 인적자본 축적에 투자한다. 독일이 귀화 법제와 통합정책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귀화·통합을 둘러싼 공적 논쟁이 증가했지만, 통합을 “정책의 외부”에 두는 방식보다는 “조건과 지원을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귀화 증가가 법제 변화와 결부된다는 보도는, 제도가 행태를 바꾼다는 점을 드러낸다.
실행 로드맵으로는 (1) 장기체류 자격의 요건을 명확히 하고, (2) 언어·법질서·노동시장 참여의 최소 기준을 공개하며, (3) 그 기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교육·상담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요건 강화”가 아니라 “달성 가능한 요건 + 충분한 지원”의 조합이다. 요건만 높이면 배제가 강화되고, 지원만 제공하면 사회적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
2) 노동시장 통합정책을 ‘불법체류 단속’의 부속물로 두지 말아야 한다
차별적 배제모형은 이주노동을 ‘치안·관리’ 프레임에 가둔다. 그러나 현실에서 노동시장 통합은 임금체계, 직무훈련, 산업안전, 자격인정, 노사관계의 문제다. OECD가 이민 흐름과 노동시장 성과를 함께 다루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정책적으로는 (1) 사업장 변경의 합리적 허용(착취·임금체불을 구조적으로 줄임), (2) 산업안전 교육의 다언어화, (3) 숙련 전환 경로(단순노무에서 기능·기술로 이동) 설계, (4) 자격·학력의 부분 인정과 보완교육 제공이 결합되어야 한다. 노동력 수요가 큰 업종일수록 이런 장치가 약하면 ‘저임금 고착’과 ‘불법체류 유인’이 함께 커진다. 반대로 합법적 경로에서 숙련이 상승하면 세수와 사회보험 기여가 증가하고, 기업도 안정적으로 인력을 확보한다.
3) 교육과 언어는 복지가 아니라 ‘생산성 인프라’로 다뤄야 한다
언어교육과 학교 적응지원은 인권 차원의 과제인 동시에 경제정책의 요소다. 부모 세대의 언어능력은 고용의 질을 좌우하고, 자녀 세대의 언어·학습 지원은 장기 성장잠재력과 연결된다. 일본의 지역 기반 ‘다문화 공생’ 실천이 지자체 중심 생활지원(통역, 상담, 교육연계)에서 축적된 점은, 중앙정부의 단일 설계가 아니라 생활권 단위의 촘촘한 서비스가 통합을 밀어 올린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행 방안으로는 (1) 생애주기별 언어교육(취업 전·후, 양육기, 노년기), (2) 학교-지역사회-고용센터의 데이터 연계(개인정보 보호 전제), (3) 교사·상담인력의 문화역량 강화, (4) 중도입국 청소년의 학습 결손을 보완하는 브릿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교육을 ‘선별적 지원’으로만 두면 낙인효과가 커질 수 있어, 보편 서비스와 표적 지원을 혼합하는 설계가 바람직하다.
4) 차별금지와 분쟁조정의 접근성을 높여 ‘갈등의 누적’을 막아야 한다
배제모형은 이주민이 불이익을 경험해도 구제 수단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든다. 불이익이 누적되면 개인의 불신이 커지고, 그 불신은 공동체 전체의 신뢰 비용을 올린다. 차별금지의 핵심은 처벌의 강도가 아니라 ‘접근성’이다. 신고·상담·조정·교육이 연결되어야 하며, 언어장벽 때문에 제도가 무력화되지 않도록 다언어 안내와 통역이 제공되어야 한다.
성과 측정도 중요하다. 단속 건수나 추방 건수는 통합의 성과가 아니다. 오히려 (1) 임금체불·산재 신고의 처리기간, (2) 차별 민원의 조정 성립률, (3) 지역 갈등의 반복률 같은 지표가 통합의 체감도를 더 잘 반영한다. 세계은행의 불평등 지표(지니계수 등)와 결합하면, “격차 축소”가 통합정책의 목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평가할 수 있다.
5) ‘안전’ 프레임을 버리기보다, 데이터로 정교화해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 증가가 범죄·치안 불안과 연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곤 한다. 이럴 때 정책이 감정적 대응으로 흐르면 배제모형이 강화되며, 통합은 멀어진다. 일본에서 외국인 관련 우려를 다루는 조직이 신설되었다는 보도는, 정부가 불안 인식을 관리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다만 이런 접근이 통합을 강화하려면, ‘통제 강화’만이 아니라 ‘사실 기반 설명 + 생활문제 해결’이 결합되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1) 지역별 외국인 주민 분포와 생활민원 데이터를 결합해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2) 주거·노동·교육의 병목을 먼저 해소하며, (3) 잘못된 정보가 확산될 때는 신속한 데이터 공개로 교정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소문이 공포로 전이되기 전에 공적 커뮤니케이션이 작동해야 한다.
6) 난민·인도적 보호는 ‘예외’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한 축으로 포함해야 한다
강제실향과 난민 규모는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급격히 늘 수 있다. UNHCR은 2024년 중간연도 기준 난민이 4,370만 명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유입국이 인도적 보호를 임시 조치로만 다루면, 지역사회와 서비스 체계가 흔들리고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1) 초기 정착지원, (2) 언어·교육 연결, (3) 노동시장 진입 지원을 패키지로 묶는 것이 필요하다. 인도적 보호를 ‘복지의 부담’으로만 보면 정책 저항이 커지지만, ‘사회투자’로 설계하면 중장기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
7) 결론적 제안: “상호성 기반 통합 계약”으로 재구성
차별적 배제모형을 대체하기 위해 ‘다문화주의’나 ‘동화주의’라는 이름을 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호성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일이다. 상호성 기반 통합 계약은 다음을 포함한다. (1) 국가는 예측가능한 권리 경로와 최소 생활서비스를 제공한다. (2) 이주민은 언어·법질서·취업활동 등 공동체 규범을 준수한다. (3) 고용주는 적정 임금·산재 예방·차별 금지 의무를 진다. (4) 지역사회는 접촉과 협력의 장(학교, 커뮤니티, 시민참여)을 확대한다. 이 네 주체의 책임이 분절되지 않고 연결될 때 통합은 실질을 갖는다.
종합하면, 차별적 배제모형이 남기는 핵심 교훈은 “배제는 갈등을 없애지 않고, 형태만 바꿔 축적한다”는 점이다. 통합정책은 비용이 아니라 위험을 줄이고 성장 기반을 넓히는 인프라로 재정의될 필요가 있다.
한계와 주의점
첫째, ‘모형’은 현실을 단정적으로 분류하는 도구가 아니라 경향을 읽기 위한 개념틀이다. 독일과 일본 모두 역사적으로 배제 요소를 갖고 있었으나, 시기·정책영역·집행기관에 따라 강도가 달랐다. 독일은 통합정책을 제도화하며 전환을 경험했지만, 시민권 요건과 사회적 인식의 긴장 속에서 배제 논리가 재생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본은 지방정부 중심의 다문화 공생 실천이 확산되었으나, 외국인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정치·행정 의제로 부상하면서 관리·통제 중심의 언어가 강화될 여지도 확인된다.
둘째, 수치의 해석에는 정의 차이가 개입한다. 국제이주민 ‘재고(stock)’는 특정 시점의 거주자 규모를 뜻하고, ‘유입(flow)’은 기간 동안의 이동을 뜻한다. 동일 국가에서도 통계가 무엇을 기준으로 잡는지(등록외국인, 체류자격별 체류자, 외국출생, 이민배경 등)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독일의 “이민배경(migration background)”은 출생지·부모 출생지 등 복합 기준을 포함하는 개념이라 외국인 등록 규모와 직접 일치하지 않는다. 일본의 외국인 인구도 ‘거주외국인(중장기+영주 등)’ 중심 수치인지, 입국자 수(관광 포함)인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규모가 된다. 이런 정의 차이를 무시하면 정책 논쟁이 사실이 아니라 용어의 혼선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셋째, “배제의 완화 = 통합의 자동 달성”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권리 경로를 열어도 노동시장 분절, 주거 격리, 교육 격차가 지속되면 관계적 통합은 지연된다. 또한 다문화 공생의 가치가 확산되어도, 서비스 공급능력(통역, 상담, 교원, 복지 인력)이 부족하면 현장 체감은 악화될 수 있다. 통합정책은 선언이 아니라 집행 역량의 문제다.
넷째, 불평등 지표를 통합정책과 연결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지니계수는 분배 상황을 요약하지만, 이주민 집단 내부의 이질성(숙련, 체류자격, 체류기간, 국적)과 지역 격차를 숨길 수 있다. 따라서 지니계수 같은 거시 지표는 방향을 제시하는 용도로 활용하되, 현장 지표(고용의 질, 임금체불, 산재, 학교 적응, 언어수준)를 함께 봐야 한다.
다섯째, 사회통합정책은 가치 갈등을 포함한다. 어떤 사회는 문화적 동질성을 공공선으로 강조하고, 다른 사회는 문화적 다양성을 사회혁신의 자원으로 본다. 정책 설계자는 규범적 선택을 숨기기보다, 선택의 근거와 기대효과, 비용과 보완책을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투명성이 낮으면 통합정책 자체가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며, 그 결과 현장 집행이 위축될 수 있다.
용어 사전
차별적 배제모형(Discriminatory Exclusion Model)
이주민을 노동시장 일부에서만 수용하고, 시민권·복지·정치참여 같은 핵심 권리의 접근은 제한하는 통합(또는 비통합) 정책 유형을 말한다. 중요성은 “노동 활용”과 “권리 보류”가 결합될 때 사회 내부에 위계적 지위를 고착시킨다는 점에 있다. 같은 지역에 살고 같은 경제에 기여해도, 법적 지위가 불안정하면 교육·언어·숙련에 대한 장기 투자가 약해지고 사회적 신뢰가 떨어진다. 헷갈리기 쉬운 개념으로 ‘동화주의’가 있는데, 동화주의는 권리 부여와 참여를 전제로 하면서 문화적 적응을 강하게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차별적 배제모형은 권리 부여 자체가 늦거나 좁아서, 문화적 적응 요구가 ‘조건’으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통합(Social Cohesion)
다양한 배경의 구성원이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고,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며, 상호 신뢰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상태를 뜻한다. 왜 중요한가 하면, 사회통합이 약해질수록 갈등이 제도 밖에서 폭발하거나 정치적 양극화로 전이되기 쉽기 때문이다. 사회통합은 문화적 화합만이 아니라 ‘기회 접근의 공정성’과 ‘격차 완화’가 결합될 때 지속된다. 비슷한 용어로 ‘사회적 통합(social integration)’이 있는데, 사회적 통합은 노동시장·교육·주거 등 제도 영역에서의 참여와 접근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고, 사회통합은 그 참여가 신뢰·연대·소속감으로 연결되는 관계적 결과까지 포함하는 폭이 더 넓다.
이민배경(Migration Background)
국적만으로 이주 관련 집단을 분류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개념으로, 출생지, 부모의 출생지, 귀화 여부 등을 기준으로 “이주 경험과 연관된 배경”을 포괄한다. 독일 통계에서 자주 활용되며, 외국국적자 수치보다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할 수 있다. 이 용어가 중요한 이유는, 2세·3세처럼 국적은 자국민이지만 통합정책의 지원이 필요한 집단을 정책 시야에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헷갈리는 개념으로 ‘외국인 등록자(registered foreigners)’가 있다. 등록자는 법적으로 외국 국적을 가진 체류자를 중심으로 집계되는 경우가 많아, 귀화자나 출생 시민권 보유자(이민가정 2세 등)를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 성과 평가에서는 두 지표를 함께 보며 정의 차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상호성(Reciprocity) 기반 통합
국가와 이주민, 고용주, 지역사회가 각각의 책임을 부담하면서 권리와 의무가 균형을 이루도록 설계하는 접근을 뜻한다. 국가는 예측가능한 체류·정착 경로와 기본 서비스 접근을 보장하고, 이주민은 법질서 준수와 언어·교육·노동 참여를 통해 공동체 규범에 기여한다. 고용주는 공정한 고용관행을 준수하며, 지역사회는 접촉과 협력의 장을 제공한다. 중요성은 ‘권리만’ 또는 ‘의무만’을 강조하는 정책이 쉽게 분열을 낳는다는 점에 있다. 혼동하기 쉬운 개념으로 ‘조건부 복지’가 있는데, 조건부 복지는 급여 수급 조건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상호성 기반 통합은 복지를 넘어 체류·고용·교육·차별구제 전체를 패키지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범위가 더 넓다.
차별적 배제모형의 교훈과 한국형 사회통합정책의 방향
차별적 배제모형은 “필요할 때 노동을 쓰고, 권리는 늦게 준다”는 구조로 요약된다. 단기에는 인력 공백을 메울 수 있으나, 장기에는 불신과 분절을 축적해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 국제이주민 규모가 2024년 3억 4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현실에서, 통합은 주변 정책이 아니라 인구·경제·복지·도시의 중심 거버넌스 과제다.
독일과 일본의 경험은 상반된 메시지를 동시에 준다. 제도 전환과 지역 기반 실천은 통합의 실마리를 제공하지만, 사회적 불안이 커지면 배제의 언어가 재등장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형 사회통합정책은 “권리 경로의 예측가능성”, “노동시장 통합의 질 개선”, “교육·언어의 사회투자화”, “차별구제 접근성 강화”, “데이터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묶는 패키지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런 결합이 가능해질 때, 사회통합은 가치 선언을 넘어 공동체의 안정과 성장 기반을 지키는 정책 인프라로 기능한다.
참고문헌 / 데이터 출처
-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UN-DESA). International Migrant Stock 2024 (dataset 및 key facts).
- German Federal Statistical Office (Destatis). International statistics: “304 million migrants worldwide” 및 Migration & Integration 주제 페이지.
- Migration Data Portal. International migrant stocks overview (UN-DESA 기반 요약).
- OECD. International Migration Outlook 2024 (요약 및 보고서).
- OECD. International Migration Outlook 2025 (최근 동향 요약).
- World Bank.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Gini index (SI.POV.GINI).
- Our World in Data. Income inequality (World Bank PIP 기반 가공 및 업데이트 정보).
- UNHCR. Mid-Year Trends 2024 및 UN 강제실향/난민 요약 페이지.
- Immigration Services Agency of Japan(출입국재류관리청) 통계 인용 자료: 일본 외국인 인구(2024년 말) 관련.
- Statistics Korea / Korea MoJ 관련 국제이동·체류외국인 보도 및 통계 공지(영문).
- Castles, S. & Miller, M. J. (2008). The Age of Migration (이민자 통합모형 구분의 고전적 정리).
- 노대명 외(2009), 『사회통합을 위한 과제 및 추진전략』, 보건사회연구원.
- 최현실(2009), “다문화가정 증가에 따른 한국 사회통합 정책 연구…”, 『한국민족문학』 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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