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이미지 제공: Igniel
미소의 그림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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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이야기]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서당에 간 순돌이가 ‘하늘 천’을 그대로 따라 하며 벌이는 유쾌한 소동! 웃음 속에서 오해를 푸는 소통, 다름을 존중하는 마음을 함께 배워요.
세상에는 여러 모습의 사람이 함께 살아갑니다. 말이 빠르고 눈치가 영리한 사람도 있고, 천천히 생각하지만 마음이 맑아 주변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지요.

오늘 들려드릴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의 주인공 순돌이는, “어리숙하다”는 말로 쉽게 판단받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순돌이의 말과 행동을 조금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남을 속이지 않는 진심과 ‘그대로 따라 하려는’ 성실함이 숨어 있습니다.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이 이야기는 웃음이 먼저 나지만, 끝에는 자연스레 질문이 남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얼마나 빨리 단정하고 있나?” 그리고 “말을 전할 때, 마음도 함께 전하고 있나?”

지금부터 서당에서 벌어진 유쾌한 소동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전래동화 :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옛날 옛날, 산이 겹겹이 둘러싼 조용한 마을에 순돌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순돌이는 눈이 반달처럼 웃는 아이였고, 마음이 참 고왔지요.

그런데 동네 아이들은 순돌이를 보고 킥킥거리곤 했습니다.
“순돌이는 글자도 모른대!”
“그럼 서당에서도 졸 거야!”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순돌이는 그 말을 들어도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환하게 웃으며 말했지요.
“그래? 그럼 같이 놀자!”

그 모습을 보던 어머니는 가슴이 찡했습니다.
‘우리 순돌이도 글을 알면, 마음이 더 씩씩해지겠지….’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어머니는 결심했습니다.
“순돌아, 내일은 서당에 가 보자.”
순돌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제가요? 글자를 모르는데요?”
어머니가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였지요.
“모르니까 배우러 가는 거란다. 훈장님 말씀을 잘 듣기만 하면 돼.”

다음 날, 순돌이는 깨끗이 손을 씻고 서당으로 갔습니다.
서당 마루는 반들반들했고, 먹 냄새가 은근히 퍼졌습니다.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순돌이는 훈장님 앞에 공손히 절했습니다.
“오늘부터 글을 배우러 온 순돌이입니다!”
훈장님은 인자하게 웃으며 책을 내밀었습니다.
“그래. 천천히 하면 된다. 오늘은 제일 첫 글자부터 배워 보자꾸나.”

훈장님이 또박또박 읽어 주었습니다.
“하늘 천(天).”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순돌이는 눈을 반짝이며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하늘 천(天)!”

훈장님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말했습니다.
“좋다. 이번에는 ‘하여라’ 같은 말은 빼고, 글자만 말해 보거라.”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그런데 순돌이는 또 힘차게 따라 했습니다.
“이번에는 ‘하여라’ 같은 말은 빼고, 글자만 말해 보거라!”

서당 아이들이 킥킥 웃었습니다.
훈장님은 손수건으로 입가를 가만히 누르더니, 다시 차분히 말했습니다.
“순돌아. 내 말 중에서 글자만 따라 하면 된다.”

순돌이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또렷하게 말했습니다.
“내 말 중에서 글자만 따라 하면 된다!”

훈장님은 잠깐 멈칫했습니다.
‘아하… 이 아이는 ‘따라 한다’는 말을 정말 그대로 받아들이는구나.’

하지만 훈장님도 사람이니, 마음이 급해졌지요.
“에구, 이 아이야. 내 말은 말이지….”
말끝이 꼬일 때마다 순돌이는 더 열심히 따라 했습니다.
“내 말은 말이지…!”

그러다 훈장님은 책상 옆에 놓인 가느다란 회초리를 들고는, 공중에서 살짝 흔들어 보였습니다.
“이건 벌 주려는 게 아니라, 정신을 모으라는 뜻이란다.”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그런데 순돌이는 그 모습을 보고 눈을 크게 뜨더니, 회초리 대신 붓을 번쩍 들었습니다.
“정신을 모으라는 뜻이란다!”
그리고는 붓을 쓱쓱 흔들며 “하늘 천!” 하고 크게 써 보이려 했지요.

먹물이 살짝 튀었습니다.
훈장님의 수염 끝에도 까만 점이 콕!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서당 아이들이 “푸하하!” 웃음이 터졌습니다.
훈장님도 잠시 얼어붙었다가, 결국 웃고 말았습니다.
“그래, 그래. 순돌이는 ‘그대로’가 너무 성실하구나.”

그때였습니다.
문 밖에서 어머니가 조심조심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우리 순돌이, 잘하고 있나….’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어머니는 훈장님 수염의 까만 점을 보고 놀랐다가, 순돌이의 붓을 보고 또 놀랐습니다.
“아이구, 순돌아! 괜찮니?”
순돌이가 억울한 듯 말했지요.
“어머니, 저 훈장님 말씀을 그대로 따라 했어요!”

훈장님은 어머니께 손을 내저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오히려 제가 배웠습니다.”
그리고 순돌이에게 천천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순돌아, ‘따라 하라’는 건 내 말 전체가 아니라, 딱 한 글자만 말하라는 뜻이야.”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순돌이는 잠깐 멈춰 생각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하늘 천(天)!”

훈장님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옳지! 바로 그거다.”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그날 이후, 서당 아이들은 순돌이를 예전처럼 놀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말했지요.
“순돌아, 너는 진짜 열심히 듣는다!”
순돌이는 여전히 반달눈으로 웃었습니다.
“응! 나, 천천히라도 해 볼래!”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그리고 서당 마루 위에는, 오늘도 또박또박한 소리가 울렸습니다.
“하늘 천!”
“땅 지!”
“가마솥에… 누룽지!”
서당은 웃음과 글자 소리로 한층 따뜻해졌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인물핵심 재주/능력성격과 상징이야기에서의 기능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순돌이듣는 대로 성실히 실행순수함, 진심, ‘문자 그대로’의 충실함해프닝을 만들고 모두의 시선을 바꾸는 중심느려도 진심이 있으면 길이 열린다
어머니결단과 보호따뜻한 현실감, 자식에 대한 믿음변화의 출발점(서당에 보내기)아이의 속도를 믿어 주는 어른의 힘
훈장님가르침과 조율권위보다 이해로 성장하는 어른오해를 풀고 ‘설명’의 중요성을 보여 줌가르침은 통제가 아니라 소통이다
서당 아이들분위기 형성집단의 시선, 따라 하는 마음조롱에서 공감으로 옮겨 가는 변화웃음이 누군가를 다치게도, 살리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이야기의 확산공동체의 평가, 평판‘놀림’이 ‘다정함’으로 바뀌는 결말사람을 다시 보는 눈이 마을을 바꾼다

감상포인트

  • 순돌이의 말은 “엉뚱함”처럼 들리지만, 그 밑바닥에는 ‘시키는 대로 해내고 싶은 마음’이 반짝입니다.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이 맑아집니다.

  • 훈장님의 실수는 화를 내는 데 있지 않고, 설명을 생략한 데 있습니다. 이 대목은 어른에게도 “내 말이 통할 거라는 믿음”을 점검하게 합니다.

  • 아이들이 바뀌는 과정이 소리 없이 스며듭니다. 큰 사건보다, 한 번의 공감과 한 번의 웃음이 관계를 바꿉니다.

  •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라는 말맛이 리듬을 만들어, 구연할 때 장면이 더 살아납니다.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1: 사람은 ‘능력의 속도’보다 ‘마음의 방향’으로 이해될 때 더 잘 자랍니다.

  • 핵심 명제 2: 오해는 상대의 문제라기보다, 설명과 확인을 건너뛴 우리의 습관에서 커집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이 이야기는 배움의 방식이 모두 같지 않다는 사실을 다정하게 알려 줍니다. 누군가는 눈치로 배우고, 누군가는 반복으로 배우고, 누군가는 “의미를 쪼개서” 배워야 편해요. 그래서 교육과 소통에서 중요한 건 “왜 그렇게 했니?”를 묻는 마음, 그리고 “내가 말한 뜻은 이거야”를 차근히 풀어 주는 기술입니다.


교훈과 메시지

  • 웃음은 누군가를 낮추는 칼이 될 수도,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다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 ‘어리숙함’이라고 부르기 전에, 그 사람의 성실함과 진심을 먼저 살펴보면 관계가 달라집니다.

  • 말을 전할 때는 지시보다 설명이, 판단보다 확인이 오래 갑니다.



순돌이는 한 번에 똑똑해진 게 아니라, 자신만의 속도로 “뜻을 배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훈장님과 마을 사람들도 함께 배웠지요. 사람을 단정하지 않고, 한 번 더 물어보고, 한 번 더 설명하는 일이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드는지 말입니다.

여러분은 순돌이처럼 “그대로 따라 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누군가를 너무 빨리 오해했던 순간이 떠오르나요? 편하게 이야기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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