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이미지 제공: Igniel
미소의 그림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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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이야기] 토끼와 자라 (별주부전)

용궁과 숲을 오가는 토끼와 자라(별주부전). 토끼의 재치, 자라의 충직함 속에서 지혜와 욕심, 신뢰의 의미를 구연동화로 만나보세요.
바닷속 깊은 용궁과 지상의 숲을 오가며 펼쳐지는 ‘토끼와 자라(별주부전)’는, 위기 앞에서 빛나는 지혜와 달콤한 말에 흔들리는 마음을 함께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토끼는 순간의 판단으로 곤란한 상황에 들어가지만, 끝까지 생각을 놓지 않고 길을 찾아냅니다. 자라는 임무에 충직하지만, 상대의 말과 속뜻을 살피는 일에는 서툴지요.

토끼와 자라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믿고, 언제 멈추어 생각할까?”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아이에게는 재치와 장면의 재미를, 어른에게는 신뢰와 권력, 선택의 책임을 함께 건네는 전래동화입니다.

전래동화 : 토끼와 자라 (별주부전)

깊고 푸른 바닷속에, 반짝반짝 빛나는 용궁이 있었어요.
그곳엔 용왕님이 살고 계셨지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용왕님이 기운을 잃고, 한숨을 자주 쉬셨어요.
신하들은 해초도, 진주도, 산호도 구해 와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답니다.

토끼와 자라

“이러다 용궁이 어찌 되려나…”
신하들은 매일 걱정만 쌓였어요.

그때 바닷속에서 이름난 의원이 찾아왔어요.
의원은 용왕님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고는 조용히 말했지요.



“용왕님 병에는… 지상에 사는 토끼의 간이 필요합니다.”

용궁이 순간 조용해졌어요.
“토끼? 지상 동물을 어찌 데려온단 말이냐?”

토끼와 자라

그때, 등껍질이 단단하고 눈빛이 성실한 자라가 앞으로 나섰어요.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토끼를 모셔 오겠습니다.”

자라는 용궁 화가가 그린 토끼 그림을 꼭 쥐고, 물살을 가르며 올라갔어요.
드디어 물가에 닿자, 숲에서 깡충깡충 뛰는 토끼가 보였지요.

토끼와 자라

‘아, 저게 토끼구나!’
자라는 숨을 고르고, 공손히 인사했어요.

“토끼님, 이 숲은 참 위험해 보입니다. 맹수도 많다지요?”
토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라를 살폈어요.
“어라? 넌 바다 냄새가 나는데, 여긴 어쩐 일이냐?”

토끼와 자라

자라는 살짝 목소리를 낮추고, 달콤하게 말했어요.
“사실 저는 용궁에서 온 사신입니다. 용궁은 안전하고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도 가득합니다.
토끼님 같은 분이 오시면 모두가 반가워할 겁니다.”

“맛있는 음식이 가득?”
토끼의 귀가 쫑긋 섰어요. 호기심도 스르르 고개를 들었지요.

“그렇다면… 한 번 구경만 해 볼까?”
토끼는 자라의 등에 올라탔어요.
자라는 조심조심 물속으로 들어가, 용궁을 향해 헤엄쳤습니다.

토끼와 자라

용궁에 도착하자, 토끼는 입을 벌리고 말았어요.
산호 기둥이 반짝이고, 물고기들이 비단처럼 헤엄치고, 신하들이 줄지어 인사했거든요.

“와… 이런 곳이 있다니!”

토끼와 자라

그런데 그때, 용왕님이 느릿하게 말씀하셨어요.
“토끼야. 내 병을 고치려면 네 간이 필요하단다.”

토끼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아… 내가 속았구나.’

토끼는 잠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또렷하게 뜨며 생각했어요.
‘지금은 울거나 화낼 때가 아니야. 나갈 길을 찾아야 해.’

토끼는 아주 침착한 얼굴로 말했지요.
“용왕님, 제 간을 드리는 일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간은… 지금 제 몸에 없습니다.”

토끼와 자라

“뭐라고?”
신하들이 웅성웅성했어요. 용왕님도 눈을 크게 뜨셨지요.

토끼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듯하게 이어 말했어요.
“토끼는 간을 늘 몸에 두지 않습니다.
숲속 나무 아래에 안전하게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가져다 쓰지요.”

토끼와 자라

신하들이 서로 얼굴을 바라봤어요.
자라도 눈을 깜박깜박했지요. ‘그런가…?’

용왕님은 급해지셨어요.
“그럼 당장 숲으로 가서 간을 가져오너라!”

명령이 떨어지자, 자라는 토끼를 다시 등에 태웠어요.
그리고 물살을 가르며 지상으로 향했지요.

토끼와 자라

드디어 물가에 닿자, 토끼는 번쩍 뛰어내렸어요.
발이 땅에 닿는 순간, 토끼의 얼굴이 환해졌지요.

토끼는 자라를 향해 말했어요.
“자라야, 세상에 간을 몸 밖에 두는 동물이 어디 있니?
너는 충직했지만, 한 번 더 생각하는 눈은 놓쳤구나!”

토끼와 자라

토끼는 깡충깡충 숲속으로 사라졌어요.
자라는 물가에 멈춰 서서, 한참 동안 말없이 등을 긁적였답니다.

용궁으로 돌아가는 길, 자라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어요.
‘다음엔… 달콤한 말보다, 진짜 뜻을 먼저 살펴야겠다.’

등장인물 분석

인물핵심 재주/능력성격과 상징이야기에서의 기능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토끼위기 대처, 재치 있는 말하기영리함, 생존 본능, 판단의 민첩함함정에 빠지지만 꾀로 빠져나오는 주인공두려울수록 생각을 놓지 않으면 길이 열린다
자라수영, 임무 수행, 끈기충직함, 순박함, 조직의 명령에 대한 순응토끼를 데려오는 역할, 대비(대조) 장치충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확인’이 필요하다
용왕권력, 결정권절박함, 권력의 요청, 목적 우선사건의 발단(병)과 압박을 만드는 인물급할수록 공정과 타인의 권리를 돌아봐야 한다
의원진단, 권위 있는 말전문성의 상징(혹은 권위의 무게)“토끼의 간”이라는 목표를 제시권위의 말도 맥락과 윤리를 함께 봐야 한다
용궁 신하들여론, 집단 행동불안, 따라가기, 책임 분산토끼의 말에 쉽게 흔들리며 상황을 키움다수가 믿는 말이라도 검증이 필요하다

감상포인트

  • 토끼가 겁에 질린 대신 “생각”부터 붙잡는 장면은, 위기에서 마음을 추스르는 방법을 보여 줍니다.

  • 자라의 충직함은 따뜻하지만, 상대의 말이 왜 그렇게 달콤한지 묻지 못한 순간이 아쉬움을 남깁니다.

  • 용궁의 화려함은 “좋아 보이는 것”이 늘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대비를 선명하게 만듭니다.

  • “간을 나무 아래에 둔다”는 토끼의 거짓말은 웃음을 주면서도, 말의 설득력과 정보 비대칭을 생각하게 합니다.

  1.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지혜는 위기에서 길을 만들고, 욕심은 판단을 흐린다.

  • 핵심 명제: 충직함은 훌륭하지만, 검증 없는 믿음은 위험해질 수 있다.

이 이야기는 “권력(용왕)–조직(신하·자라)–개인(토끼)”의 관계를 비춰 줍니다. 급한 목표가 생기면, 누군가의 권리나 안전이 ‘재료’처럼 취급되기 쉽지요. 동시에 개인은 달콤한 제안 앞에서 손익만 보다가 큰 위험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필요한 건, 빠른 판단이 아니라 한 번 더 묻는 습관선택의 책임입니다.


교훈과 메시지

  • 곤란할수록 호흡을 고르고, 머리를 쓰면 빠져나갈 구멍이 보일 수 있어요.

  • 좋아 보이는 말과 반짝이는 환경이 늘 나에게 좋은 선택은 아닐 수 있어요.

  • 부탁을 받았을 때는 “왜?” “어떻게?”를 확인하는 태도가 나와 남을 지켜 줍니다.


‘토끼와 자라’는 웃으며 읽히지만, 읽고 나면 마음에 작은 질문이 남습니다. 내가 믿는 말은 어떤 근거 위에 서 있는지, 내가 원하는 것은 정말 나를 살리는지요. 오늘은 토끼의 재치와 자라의 성실함을 함께 떠올리며, “한 번 더 생각하기”를 연습해 보면 좋겠습니다.

읽으시며 떠오른 장면이나 느낀 점이 있다면, 댓글로 조용히 나눠 주세요. 공감 한 번도 이야기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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