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함께 읽을 전래동화 《사이좋은 형제》는 그 마음을 아주 조용하고 다정하게 보여 줍니다. 형은 아우를 걱정하고, 아우는 형을 걱정합니다. 누가 더 많이 가져가려는 마음이 아니라, 누가 더 먼저 내어 주려는 마음이 오가는 이야기예요.
달빛 아래에서 볏단을 옮기던 그 밤을 떠올리면, 우리도 묻고 싶어집니다. “내가 오늘 누군가를 조금 더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하고요.
전래동화 : 사이좋은 형제
옛날 옛적, 푸른 산이 병풍처럼 둘러선 시골 마을에 사이가 참 좋은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형은 듬직하고 말수가 적었고, 아우는 밝게 웃으며 형을 잘 따랐지요.
가을이 되자, 형제는 논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벼를 베었습니다.
올해는 볕도 좋고 비도 알맞아,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일 만큼 풍성했어요.
수확을 마친 날, 형제는 누렇게 마른 볏단을 한곳에 모아 두고 말했습니다.
“아우야, 이제 반씩 나누어 가져가자.”
“형님, 형님이 더 가져가셔야지요. 형님 댁은 식구도 많잖아요.”
형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습니다.
“너는 이제 막 살림을 꾸렸지 않느냐. 앞으로 쓸 곳이 많을 게다. 우리는 똑같이 나누자.”
형제는 서로의 손을 맞추듯, 볏단을 반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지요.
그날 밤, 형은 이불 속에서 눈을 감았다 떴다 했습니다.
마음속에는 아우 생각이 자꾸 떠올랐어요.
‘아우는 새 살림이라 필요한 게 많을 텐데… 볏단이 모자라면 어쩌지?’
형은 조용히 일어나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발소리를 죽이고, 자기 볏단에서 몇 개를 살짝 들어 올렸지요.
그리고 달빛을 따라 아우네 볏가리로 가만가만 옮겨 놓았습니다.
“아우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형은 작게 웃고는, 아무 일 없었던 사람처럼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같은 밤, 아우도 이불 속에서 뒤척였습니다.
이번에는 형 생각이 마음을 콕콕 찔렀지요.
‘형님은 식구도 많고, 집안일도 챙길 게 많으신데… 내가 조금 더 드려야겠다.’
아우도 조용히 일어나 자기 볏단에서 몇 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형님네 볏가리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지요.
“형님이 내 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아우도 뿌듯한 마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 형이 볏가리를 보자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어라? 내가 옮겼는데… 왜 그대로지?”
아우도 자기 볏가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제 내가 덜어 드렸는데… 왜 그대로지?”
둘은 이상했지만, 서로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말하는 순간, 상대가 손사래를 칠 것 같았거든요.
그날 밤도, 형은 또 볏단을 들었습니다.
아우도 또 볏단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도, 볏가리는 어제와 똑같이 보였지요.
‘이번엔 내가 먼저 가야겠다.’
형도 그렇게 생각했고, 아우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달이 환하게 뜬 밤, 형은 볏단을 안고 길을 나섰습니다.
저쪽에서도 누군가 볏단을 안고 걸어오는 그림자가 보였어요.
형은 멈춰 섰습니다.
그림자도 멈춰 섰지요.
달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비추는 순간—
“아우야!”
“형님!”
둘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서로의 팔에는 볏단이 꼭 안겨 있었고, 서로의 눈에는 따뜻한 마음이 반짝였지요.
“네가 내 볏단을 옮기고 있었구나.”
“형님도 저를 생각하셨군요.”
형제는 달빛 아래에서 한참을 웃고, 또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도, 형제의 마음은 볏단처럼 포근하게 쌓여 갔다고 합니다.
등장인물 분석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형 | 책임감, 살림 감각 | 듬직함, 보호자 마음 | “필요한 사람을 먼저 떠올리는” 나눔을 행동으로 보여 줌 | 베풂은 크기보다 방향이 중요함(누구를 생각하느냐) |
| 아우 | 공감, 관계 감각 | 밝음, 감사의 마음 | 형의 부담을 알아채고 스스로 돕는 선택을 함 | 도움은 부탁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손 내밀 때 깊어짐 |
| 형의 가족(식구들) | 생활의 기반 | ‘돌봄이 필요한 현실’ | 형이 더 가져가야 한다는 이유가 되는 배경 | 나눔에는 현실(책임, 돌봄)이 함께 놓여 있음 |
| 아우의 새 가정 | 시작과 성장 | ‘앞날의 준비’ | 아우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형의 배려를 떠받침 | 나눔은 미래를 함께 지키려는 마음이 될 수 있음 |
감상포인트
형과 아우가 “누가 더 갖나”가 아니라 “누가 더 내어 주나”를 고민하는 장면이 마음을 환하게 합니다.
몰래 옮기는 행동이 과장된 영웅담이 아니라, 조용한 일상 속 배려로 그려져 더 오래 남습니다.
볏가리가 줄지 않는 ‘이상함’이 갈등이 아니라 웃음으로 이어져, 나눔의 결말이 따뜻하게 완성됩니다.
달빛 아래에서 마주치는 순간,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던 마음이 한 번에 이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이야기의 핵심:
핵심 명제 1: 나눔은 ‘남는 것’을 주는 일이 아니라, ‘상대를 먼저 떠올리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핵심 명제 2: 배려는 관계를 가볍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하게 엮어 줍니다.
오늘의 삶에서도 비슷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 사이에서 “정확히 반”이 언제나 최선은 아닐 수 있어요. 누군가는 지금 더 필요하고, 누군가는 다음 달이 더 불안할 수도 있지요. 이 이야기는 공정함을 깨뜨리라는 말이 아니라, 공정함의 중심에 ‘사람의 사정’과 ‘마음의 방향’을 함께 놓아 보자고 조용히 제안합니다.
교훈과 메시지
상대의 필요를 헤아리는 마음은, 말보다 빠르게 행동으로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베풂은 자랑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나눔은 누군가를 “돕는 사람/도움받는 사람”으로 나누기보다, 서로를 살피는 사이를 만들어 줍니다.
읽으시며 떠오른 경험이나, 요즘 실천해 보고 싶은 작은 나눔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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