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생활 감각이 묻어나는 이 이야기는, 박 한 통에서 복이 쏟아지는 상상력으로 웃음을 주면서도 “무엇을 위해 부를 쓰는가”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오늘은 아이에게 읽어 주기 좋은 구연 리듬으로 이야기를 새로 엮고, 뒤에는 성인 독자를 위한 해설과 블로그 운영용 SEO 패키지도 함께 정리해 드릴게요.
전래동화 : 흥부와 놀부
옛날 옛적, 산도 있고 들도 넓은 한 고을에 형제 둘이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형을 놀부, 동생을 흥부라고 불렀지요.
같은 집에서 자랐는데도, 두 사람의 마음씨는 참 달랐습니다.
놀부는 “내가, 내가!”를 먼저 말하는 사람이었고,
흥부는 “우리 함께”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해,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러자 놀부는 집안 살림과 논밭을 자기 쪽으로만 끌어안았습니다.
“흥부야, 네 몫은 없다. 나가 살아라.”
놀부의 말은 차갑고 딱딱했어요.
흥부는 말이 없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작은 보따리 하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숭숭 드는 오두막으로 옮겨 살게 되었지요.
오두막은 작았습니다.
아이들이 뛰면 바닥이 덜컹,
바람이 불면 문이 달그락.
그래도 흥부네 집에는 웃음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오늘은 뭐 먹어요?”
“음… 오늘은 따뜻한 물에 밥알 몇 알이라도 띄워 보자꾸나.”
흥부는 아이들 눈을 보며, 말끝을 다정하게 감쌌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이었어요.
흥부가 마당을 쓸고 있는데, 작은 제비 한 마리가 툭— 떨어졌습니다.
날개 깃털이 흐트러져 있고, 다리를 절뚝거렸지요.
“어이구, 이 작은 것아. 얼마나 놀랐니.”
흥부는 제비를 두 손으로 살살 받쳐 들었습니다.
아내도 아이들도 몰려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봤습니다.
흥부는 헝겊을 잘라 부드럽게 감아 주고,
따뜻한 자리에서 쉬게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쌀 몇 톨을 아껴 내어 제비 앞에 놓았어요.
“제비야, 힘내. 우리 집에서 쉬었다 가.”
제비는 고개를 끄덕이는 듯, 작게 짹짹 울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제비는 훨훨 날 수 있게 되었고,
봄바람이 불자 하늘로 높이 올라갔습니다.
흥부네 식구들은 손을 흔들며 배웅했지요.
그리고 다음 해 봄!
마당에 “짹짹!” 반가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제비가 다시 돌아온 거예요.
제비는 부리에 무엇인가를 물고 있었습니다.
바로 박씨 한 알이었지요.
제비는 박씨를 톡— 내려놓고는, 흥부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이 아이고, 고맙다. 우리도 고마운 마음으로 잘 심어 볼게.”
흥부는 박씨를 받아 들고, 조심조심 흙을 파서 심었습니다.
그날부터 흥부네 마당은 바빠졌습니다.
아침엔 물 한 바가지,
저녁엔 물 반 바가지,
아이들은 박 줄기 옆에서 “쑥쑥 자라라!” 하고 응원도 했지요.
여름이 되자 박넝쿨은 담장을 타고 올라가고,
가을이 되자 박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커다랗고 통통한 박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어요.
“와아! 우리 마당이 박밭이 됐어요!”
아이들이 깡충깡충 뛰었습니다.
흥부는 톱을 가져와 박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두근두근, 첫 번째 박!
박이 “쩍!” 열리자,
반짝이는 동전과 곡식 자루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어머나!” 아내가 두 손으로 입을 가렸지요.
두 번째 박을 “쩍!” 켜니,
따뜻한 이불과 새 그릇, 책과 붓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새 이불을 만지며 “포근해요!” 하고 웃었습니다.
세 번째 박을 “쩍!” 켜니,
일손을 돕는 사람들이 나타나 “도와드릴까요?” 하고 인사했습니다.
집은 금세 단정해지고, 마당은 환해졌어요.
흥부네 가족은 어느새 넉넉하게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흥부는 잊지 않았습니다.
가난했던 때의 마음, 서로 기대던 온기, 그리고 제비의 작은 인사 말이에요.
이 소문이 마을을 빙글빙글 돌아, 놀부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놀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지요.
“흥부가 부자가 됐다고? 말도 안 돼!”
놀부는 곧장 흥부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흥부야! 너, 무슨 재주로 이렇게 됐느냐!”
흥부는 형을 보자 잠시 놀랐지만, 정성껏 대답했습니다.
제비를 돌본 일, 박씨를 심은 일, 박에서 나온 일들까지요.
놀부의 마음속에서는 ‘고마움’이 아니라 ‘질투’가 먼저 자라났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놀부는 속으로 말했습니다.
‘나도 박씨만 얻으면 더 큰 부자가 될 거야!’
놀부는 제비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제비가 보이면, 친절한 척하며 웃었습니다.
겉으로는 “어이구, 고생했구나” 했지만,
속으로는 “어서 박씨를 가져와라”만 생각했지요.
다음 해 봄, 놀부네 마당에도 제비가 날아왔고,
박씨 한 알을 툭— 떨어뜨렸습니다.
놀부는 박씨를 움켜쥐고 소리쳤습니다.
“봤지! 이제 내 차례다!”
놀부도 박을 길렀습니다.
가을이 되자 놀부네에도 커다란 박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하하! 자, 어디 열어 볼까!”
놀부는 박을 “쩍!” 하고 켰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박에서는
우르르— 우당탕—
사람들이 몰려나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소란을 피웠습니다.
놀부는 정신이 없어서 모자를 거꾸로 쓰고 빙글빙글 돌았지요.
두 번째 박에서는
우스꽝스러운 탈을 쓴 이들이 “으악!” 하며 튀어나오더니,
놀부가 깜짝 놀라 뒤로 벌러덩 넘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아내는 “아이쿠, 여보!” 하며 허둥댔고요.
세 번째 박에서는
마당에 끈적한 진흙과 지푸라기가 와르르 쏟아져,
놀부네 집이 순식간에 엉망이 되었습니다.
놀부는 발이 쑥쑥 빠져 “내 발! 내 발!” 하고 아우성쳤지요.
놀부는 그제야 알았습니다.
마음이 삐뚤면, 복도 삐뚤게 들어온다는 것을요.
놀부는 고개를 푹 숙이고 흥부를 찾아갔습니다.
목소리도 작아졌지요.
“흥부야… 내가 잘못했다. 나는 늘 내 것만 찾았다.”
흥부는 형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 따뜻하게 말했습니다.
“형님, 사람 마음이 돌아오는 게 제일 큰 복이지요.”
흥부는 형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리고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어, 다시 살아갈 길을 함께 찾았습니다.
그날 이후, 놀부는 말보다 먼저 마음을 살피려 애썼습니다.
흥부는 나눈 만큼 더 든든해졌습니다.
형제는 같은 하늘 아래, 서로의 얼굴을 더 자주 보며 살았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표로 제시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흥부 | 돌봄, 인내, 나눔 | 따뜻함·공감의 상징 | 제비를 살피고 복의 흐름을 연다 | 선의는 관계를 살리고, 결국 삶을 넉넉하게 만든다 |
| 놀부 | 계산, 욕망의 추진력 | 탐욕·질투의 상징 | 욕심이 만든 결과로 경계점을 보여 준다 | 얻는 방식이 마음을 닮으면, 결과도 닮아온다 |
| 흥부 아내 | 살림 지혜, 지지 | 현실 감각·단단함 | 가난 속에서도 가족의 중심을 잡는다 | 버티는 힘은 ‘함께’에서 나온다 |
| 흥부의 아이들 | 순수한 믿음 | 희망·미래 | 응원과 웃음으로 집의 온기를 만든다 | 작은 친절이 집의 분위기를 바꾼다 |
| 제비 | 연결자 역할 | 은혜·순환의 상징 | 선행과 보답을 이어 준다 | 받은 마음은 다시 흘러가며 커진다 |
| 마을 사람들(소문) | 공동체의 시선 | 여론·소통 | 소문으로 갈등이 번지고 배움이 퍼진다 | 공동체는 이야기로 서로를 비춘다 |
감상포인트
흥부네 오두막 장면은 가난을 ‘슬픔’으로만 그리지 않고, 서로 기대는 분위기로 따뜻하게 보여 줍니다.
제비를 돌보는 장면에서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모습은 “가족의 나눔”이 생활 속에서 배워진다는 점을 살려 줍니다.
박을 켜는 장면은 상상력이 폭발하는 하이라이트로, 어린이에게는 즐거움을, 어른에게는 “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놀부의 실패는 공포가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소동으로 그려, ‘경계’는 남기되 상처는 남기지 않는 전래동화의 미덕을 보여 줍니다.
마지막 화해는 “벌받고 끝”이 아니라 “돌아오고 함께 사는 길”을 제시해, 관계 회복의 여지를 남깁니다.
이야기의 핵심:
핵심 명제 1: 마음의 방향(나눔/탐욕)이 삶의 흐름(복/소란)을 만든다.
핵심 명제 2: 선행의 보상은 물건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까지 포함한다.
현대적으로 읽으면, 흥부전은 ‘성공’보다 ‘분배와 공정’을 묻는 이야기로도 보입니다. 흥부가 얻은 복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그 바탕에는 돌봄과 협력이 있습니다. 놀부는 결과만 베끼려 하지만, 과정의 마음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오늘의 삶에서도 “성과만 복제하려는 태도”가 갈등을 부르고, “사람을 살피는 태도”가 신뢰를 쌓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입니다. (이 해석은 현대적 관점의 확장입니다.)
교훈과 메시지
권선징악: 착한 마음과 행동은 삶을 살리고, 욕심은 스스로를 곤란하게 만듭니다.
나눔과 용서: 흥부의 선택은 상대를 낮추기보다 관계를 다시 세우는 길을 보여 줍니다.
욕심의 경계: “가진 것”만 바라볼 때, 사람은 쉽게 판단을 흐립니다.
함께의 가치: 가족과 이웃의 도움을 주고받는 장면은 공동체의 힘을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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