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들려드릴 《도깨비를 물리친 사물놀이》는 아이들이 서로 힘을 모아 두려움을 넘어서는 이야기입니다. 꽹과리, 징, 장구, 북—네 가지 소리가 합쳐질 때, 마을도 마음도 다시 살아나요.
그리고 끝에 남는 장면이 참 따뜻해요. 도깨비가 달아난 자리에서 논의 벼가 다시 고개를 들지요. “문제를 해결하는 용기”가 “자연을 돌보는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이 이야기를 더 반짝이게 합니다.
전래동화 : 도깨비를 물리친 사물놀이
옛날 옛적,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 있었어요.여름 햇살이 논에 내려앉으면, 아이들 웃음소리도 함께 반짝였지요.
“자! 마을 어귀 장승까지 달리기다!”
훈이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아이들은 논두렁을 따라 바람처럼 달렸습니다.
허수아비는 팔을 벌려 “어서 오너라!” 하는 듯 서 있었고요.
“내가 먼저다!”
훈이가 장승 앞에 쏙 도착하자, 아이들은 데굴데굴 굴러도 깔깔깔 웃었어요.
그날도 마을은 평화로웠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어요.
아이들이 논으로 뛰어가다가, 우뚝 멈춰 섰습니다.
“어? 허수아비가 쓰러졌어!”
훈이가 놀라서 외쳤어요.
논의 벼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여기저기 누워 있었지요.
마치 밤새 누군가 장난을 치고 간 것처럼요.
“이게 무슨 일이야…”
아이들이 둘러서서 논을 살폈습니다.
그때 민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어요.
“이건 도깨비가 온 거야. 우리 논을 어지럽히고 간 거야!”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지요.
무섭기도 했지만,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가기는 싫었어요.
훈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우리 마을은 우리가 지켜야지.”
아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생각했어요.
“도깨비는 큰 소리를 싫어한대!” 누가 말하자, 모두의 눈이 반짝!
순덕이가 손뼉을 쳤습니다.
“우리 집에 꽹과리랑 장구 있어!”
민이도 얼른 거들었지요.
“좋아! 난 징을 빌려올게!”
덕이는 씩 웃었습니다.
“그럼 나는 북! 둥둥 울리는 북 가져올게!”
그날 밤, 달이 논 위에 둥실 떠올랐어요.
아이들은 논 한가운데 모여 앉았습니다.
꽹과리, 징, 장구, 북이 반짝반짝 달빛을 받았지요.
“떨리면 서로 눈 보자.”
훈이가 작게 말하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때였어요.
휘이이잉— 바람이 갑자기 세게 불었습니다.
벼 이삭이 사르르 떨리더니, 어둠 속에서 누군가 킥킥 웃는 소리가 들렸어요.
“껄껄껄… 이 논이 아주 재미있구나!”
도깨비들이 나타난 겁니다!
아이들은 순간 숨을 꿀꺽 삼켰지만, 발을 뒤로 빼지 않았어요.
훈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외쳤습니다.
“우리 논을 어지럽힌 게 너희지?”
도깨비들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웃었어요.
“조그만 것들이 뭘 할 수 있겠냐?”
그 말에 아이들 손이 더 단단해졌습니다.
훈이가 외쳤어요.
“시작하자! 꽹과리!”
꽹과리를 든 아이가 숨을 들이마시고,
“깨갱깽깽! 깨갱깽깽!”
소리가 논 위로 통통 튀어 오르자, 도깨비들이 화들짝 놀랐어요.
“아이쿠, 귀가 간질간질해!”
민이가 놓치지 않았지요.
“이번엔 징이다!”
“지이잉— 지이잉—”
징 소리가 커다란 둥근 파도처럼 퍼져 나갔습니다.
바람도 그 소리에 맞춰 빙글빙글 춤추는 듯했어요.
도깨비들이 팔을 휘저으며 외쳤습니다.
“그만해! 그만해!”
하지만 순덕이가 장구채를 들고 씩 웃었지요.
“장구도 간다!”
“덩기덕 쿵더러러러—!”
장구 소리가 톡톡, 쿵쿵, 리듬을 만들자
도깨비들의 발걸음이 꼬이고, 눈도 빙빙 돌기 시작했어요.
마지막으로 덕이가 북을 번쩍 들었습니다.
“자, 이제 북이야!”
“둥둥둥둥!”
북소리가 크게 울리자, 마치 하늘도 함께 “그래!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듯했지요.
도깨비들은 귀를 막고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으아아! 이 소리는 못 참겠다!”
그리고는 바람을 타고 휙— 하늘로 달아났어요.
바람이 잦아들고, 논이 조용해졌습니다.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한꺼번에 웃음이 터졌지요.
“해냈다!”
“우리 진짜 해냈어!”
아이들은 악기를 꼭 끌어안고, 달빛 아래서 작은 춤을 추었습니다.
논도, 바람도, 별빛도 함께 박자를 맞추는 것 같았답니다.
다음 날 아침, 마을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쓰러져 있던 벼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었습니다.
어제의 어지러움이 사라지고, 논은 다시 푸르게 빛났지요.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손뼉을 쳤습니다.
“우리 마을에 이런 용감한 아이들이 있다니!”
그날 이후, 도깨비는 다시는 그 논에 나타나지 않았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훈이 | 앞장서 결심을 모으는 힘 | 책임감, 용기의 불씨 | 문제를 “우리 일”로 받아들이고 시작을 여는 인물 | 두려움 앞에서 첫걸음을 내딛는 태도 |
| 민이 | 상황을 파악하는 눈, 추진력 | 단호함, 판단 | 원인을 짚고 해결책(징)을 실행으로 옮김 | 불안을 이름 붙이면 대응이 쉬워짐 |
| 순덕이 | 자원을 떠올리는 지혜(꽹과리·장구) | 밝음, 연결 | “우리에게 이미 있는 것”을 꺼내 해결의 실마리 제공 | 해답은 멀리보다 가까이에 있을 때가 많음 |
| 덕이 | 마무리를 책임지는 박력(북) | 씩씩함, 활력 | 팀의 리듬을 완성해 도깨비를 몰아냄 | 끝까지 해내는 힘이 변화를 완성함 |
| 도깨비들 | 어지럽히는 힘(혼란) | 겁·탐욕의 그림자(해석) | 공동체를 흔들어 놓고 시험함 | 혼란은 커 보이지만 함께하면 줄어듦 |
| 마을 사람들 | 인정과 돌봄 | 공동체, 지지 | 아이들의 행동을 칭찬하고 마을을 안정시킴 | 용기는 칭찬 속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짐 |
| 허수아비·장승 | 지켜보는 상징 | 경계, 터전 | 평화롭던 일상과 흔들린 일상을 대비시킴 | 터전이 소중하다는 감각을 깨움 |
감상포인트
네 악기가 차례로 더해지며 “혼자서의 용기”가 “함께하는 용기”로 커지는 흐름이 또렷합니다.
아이들이 힘으로 맞서기보다 리듬과 소리로 대응해, 해결 방식이 창의적으로 펼쳐집니다.
도깨비가 달아난 뒤 벼가 다시 고개를 드는 장면이, 공동체의 행동이 자연의 회복과 이어진다는 여운을 남깁니다.
마을 사람들의 칭찬이 결말을 따뜻하게 감싸며, 용기가 ‘자랑’이 아니라 ‘함께 지키는 마음’으로 자리 잡게 합니다.
이야기의 핵심
핵심 명제 1: 협력은 두려움을 작게 만들고, 해결을 크게 만듭니다.
핵심 명제 2: 재능은 혼자 빛날 때보다 함께 맞출 때 더 멀리 울립니다.
현대적으로 읽어 보면, 이 이야기는 “재능의 윤리”도 떠올리게 합니다. 꽹과리, 징, 장구, 북은 누가 더 잘하느냐를 겨루지 않아요. 각자 맡은 소리를 필요한 순간에 내어, 공동체의 안전과 회복에 보탭니다. 힘과 권한이 큰 사람이 모든 걸 해결하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가진 것을 공정하게 꺼내 쓰는 구조가 더 단단하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교훈과 메시지
무서울수록 혼자 버티기보다, 믿을 만한 사람들과 역할을 나누는 편이 안전합니다.
문제를 없애는 데서 끝나지 않고, 흔들린 일상을 다시 돌보는 마음이 더 큰 용기일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작아 보여도, 함께 맞추면 커다란 리듬이 됩니다.
《도깨비를 물리친 사물놀이》는 아이들의 씩씩한 모험담이면서, 동시에 “함께 사는 기술”을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겁이 찾아올 때, 우리도 각자의 작은 악기 하나쯤은 꺼내 볼 수 있겠지요—말 한마디, 손 내밈, 역할 분담 같은 것들로요. 여러분이라면 이 장면에서 어떤 “소리”로 친구를 도와주고 싶으신가요? 떠오르는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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