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욕심은 달콤한 얼굴로 다가왔다가, 나중엔 “내 것까지” 빼앗아 가기도 합니다. 반대로, 성실하게 땀 흘리고, 가진 걸 나누는 마음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단단한 기쁨을 남겨요.
오늘 들려드릴 《도깨비 방망이와 개암》은 그 차이를 아주 또렷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밤, 같은 오두막, 같은 “딱!” 소리였는데… 누군가는 복을 얻고, 누군가는 크게 깨닫게 되거든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 “욕심이 왜 위험한지”가 장면으로 보이고, 어른이 읽으면 “복을 굴리는 태도”가 마음에 남는 전래동화예요.
전래동화 : 도깨비 방망이와 개암
옛날 어느 작은 마을에 삼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첫째는 욕심이 많고 몸을 움직이는 걸 싫어했지요.
둘째는 마음이 착하긴 한데, 남의 말에 흔들릴 때가 있었고요.
막내는 부지런하고 정이 많아, 집안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어느 날, 막내가 도끼를 챙기며 말했어요.
“형님들, 오늘은 제가 산에 올라 땔감을 해오겠습니다.”
첫째가 이불을 끌어당기며 툭 던졌지요.
“오냐. 올 때 먹을 것도 좀 주워 와라.”
둘째가 눈치를 보며 덧붙였어요.
“막내야, 길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와. 알겠지?”
막내는 산에 올라가 땔감을 차곡차곡 모았어요.
그런데 그때였어요. 바람이 휙— 불더니, 툭! 하고 무언가 떨어졌습니다.
“어? 개암이네!”
막내는 두 눈이 반짝했어요.
“첫째 형님이 견과류를 좋아하시니, 주워 가면 좋아하시겠지?”
막내는 개암을 주머니에 차곡차곡 넣었습니다.
한 알, 두 알…
“어머, 여기에도 있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가 기울어 산길이 어두워졌어요.
“큰일이다. 길이… 길이 어디지?”
막내는 이쪽저쪽 기웃거리며 발걸음을 옮겼지만, 산은 자꾸만 깊어졌습니다.
그때, 나뭇가지 사이로 낡은 오두막 하나가 보였어요.
“오늘은 저기서 하룻밤 쉬고, 새벽에 내려가야겠다.”
막내는 오두막 안으로 조심조심 들어가 벽에 기대 앉았어요.
눈을 감으려는 순간—
쿵쾅! 쿵쾅!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막내가 문틈으로 살짝 보니…
“어머나!”
뿔 달린 도깨비들이 성큼성큼 들어오고 있지 뭐예요!
막내는 얼른 숨을 죽이고 벽장 안으로 숨어 들어갔어요.
“쉿… 숨 쉬는 소리도 들키면 안 돼.”
도깨비들은 오두막 한가운데에 둘러앉더니, 커다란 방망이 하나를 꺼냈어요.
그리고 방바닥을 뚝딱뚝딱 두드리며 외쳤습니다.
“보물이 와르르! 음식이 좌르르!”
그 순간, 방 안이 환해지더니 금은보화와 맛있는 음식이 쏟아졌어요.
도깨비들은 깔깔 웃으며 잔치를 벌였습니다.
막내는 배가 고팠어요.
그때 주머니 속 개암이 떠올랐지요.
“조금만… 한 알만 먹을까?”
막내가 개암을 조심히 입에 넣고 깨물었어요.
딱!
그 소리에 도깨비들이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습니다.
“어이구! 뭔 소리냐!”
“오두막이 무너지는 소리 아냐?”
“도망가자!”
도깨비들은 허둥지둥 뛰쳐나가 버렸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도깨비 방망이와 보물, 음식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막내는 조심조심 밖을 살폈어요.
아무도 없자, 막내는 방망이를 들고 속삭였지요.
“이게… 도깨비 방망이구나.”
막내는 보물 몇 가지와 방망이를 챙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형제들이 깜짝 놀랐지요.
“뭐라고? 그런 방망이가 있다고?”
둘째는 막내를 위아래로 살피며 물었어요.
“막내야, 다치진 않았지? 무서웠겠다…”
막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무섭긴 했지만, 개암 ‘딱!’ 소리에 도깨비들이 달아났어요.”
첫째는 그 말을 듣자마자 마음이 들끓었습니다.
“나도 가야겠다. 방망이를 하나 더 얻으면 더 좋지!”
둘째가 말렸어요.
“첫째 형, 괜히 따라가다 큰일 나요.”
하지만 첫째는 이미 신발끈을 묶고 있었지요.
첫째는 산에 올라가 땔감은 건성으로 몇 번 툭툭 치고, 개암만 주머니에 잔뜩 담았습니다.
그리고 오두막에 가서는… 대낮부터 벽장 속에 쏙 들어가 기다렸어요.
“도깨비야, 어서 와라. 어서 와!”
밤이 되자 정말로 도깨비들이 들어왔습니다.
도깨비들은 전날처럼 방망이를 꺼내 뚝딱뚝딱 두드렸어요.
“보물이 와르르! 음식이 좌르르!”
첫째는 입꼬리를 올리며 개암을 한입 가득 넣었지요.
“자, 놀라서 도망가라!”
그리고 크게 깨물었습니다.
딱!
도깨비 하나가 코를 벌름거리더니 말했지요.
“어라? 이 냄새… 사람 냄새 아니냐?”
도깨비들이 벽장 문을 벌컥— 열어젖혔습니다.
첫째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이놈! 네가 그때 우리 방망이를 가져간 놈이구나!”
(아주 아프게 때리는 게 아니라, ‘정신 번쩍 들게’ 당황스럽게요.)
첫째는 “아이고, 아이고!” 하며 정신없이 뛰쳐나왔지요.
새벽녘, 첫째는 옷매무새가 엉망인 채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둘째가 얼른 물을 떠오며 말했어요.
“형, 괜찮아요? 제가 부축할게요.”
막내는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았고요.
첫째는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내가… 욕심을 부렸다. 복을 억지로 뺏으려 했어.”
그리고 조용히 덧붙였지요.
“앞으로는 달라져 볼게.”
그날부터 첫째가 달라졌습니다.
막내가 빗자루를 들면, 첫째가 먼저 나섰어요.
“막내야, 그건 내가 할게.”
밥상이 차려지면, 첫째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말했지요.
“너부터 먹어라. 네가 고생이 많았다.”
둘째도 마음을 다잡았어요.
“우리 셋이 힘을 모으면, 좋은 일도 더 크게 만들 수 있어요.”
형제는 도깨비 방망이를 마음대로 휘두르지 않았습니다.
정말 필요한 날에만,
정말 필요한 만큼만,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도 나누었습니다.
소문을 들은 사또가 마을을 둘러보다가 물었어요.
“올겨울은 먹을거리가 부족하구나. 너희가 도울 수 있겠느냐?”
형제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사또 나리. 우리 힘이 닿는 만큼 돕겠습니다.”
방망이가 ‘뚝딱’ 소리를 내는 날이면, 마을에는 따뜻한 죽 냄새가 퍼지고 웃음이 번졌어요.
첫째는 더 이상 “내 것!”만 외치지 않았고,
둘째는 흔들릴 때마다 막내의 성실함을 떠올렸지요.
막내는 변함없이 차분하게, 모두가 편안해지도록 손을 보탰습니다.
그렇게 삼형제는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았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든든했지요.
“함께라서 더 따뜻한 집,”
그게 형제의 가장 큰 복이었습니다.
등장인물 분석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첫째(욕심 많은 형) | 빠른 잇속 계산, 기회만 보면 달려듦 | 욕심·게으름의 상징 → 변화 가능성의 상징 | 욕심의 결과를 보여주고, 뒤늦은 성찰로 결말을 따뜻하게 만듦 | “복은 빼앗는 게 아니라, 태도에서 자란다” |
| 둘째(흔들리는 형) | 중재, 공감, 현실 감각 | ‘평범한 우리’의 모습, 갈등을 줄이는 역할 | 형제 사이를 이어 주고, 공동체로 확장되는 다리 역할 | “마음이 흔들려도, 다시 좋은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 |
| 막내(부지런한 동생) | 성실함, 배려, 침착함 | 성실·나눔의 상징 | 복을 얻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만들고, 이야기의 중심을 잡음 | “좋은 마음은 결국 좋은 길을 연다” |
| 도깨비들 | 도깨비 방망이의 힘 | 예측 불가한 힘, 탐욕을 시험하는 존재 | ‘우연한 복’과 ‘욕심의 시험’을 동시에 제공 | “힘 자체보다, 쓰는 사람이 중요하다” |
| 사또/마을 사람들 | 공동체의 필요를 드러냄 | 공공의 삶, 함께 사는 마을 | ‘나눔’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장면으로 보여줌 | “나눔은 멀리 있지 않고, 오늘의 밥상에서 시작된다” |
감상포인트
같은 소리(‘딱!’)인데 결과가 다른 이유가 인물의 태도에서 갈립니다. 사건보다 마음가짐이 더 큰 열쇠라는 점이 선명해요.
막내의 성실함이 ‘복을 받을 자격’처럼 보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억지 훈계가 아니라 장면이 설득해요.
첫째의 변화가 결말을 따뜻하게 만들고, “사람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남깁니다.
사또와 마을 장면이 들어가면서 개인의 행운이 공동체의 온기로 확장됩니다. “나눔”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지요.
아이는 “욕심 내면 혼나요”로 받아들이고, 어른은 “힘을 어떻게 쓰느냐가 삶을 만든다”로 읽게 되는, 두 겹의 재미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핵심
핵심 명제 1: 복은 ‘빼앗아 쌓는 것’이 아니라 ‘살피고 나누는 태도’에서 자랍니다.
핵심 명제 2: 같은 기회가 와도, 마음의 방향이 다르면 결과는 전혀 다르게 펼쳐집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도깨비 방망이는 **돈·권한·재능·정보 같은 ‘힘’**을 상징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어요. 힘은 그 자체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지요. 누군가는 그 힘으로 자기만 불리고, 누군가는 그 힘으로 주변을 덥힙니다. 결국 오래 남는 것은 “얼마나 가졌는가”보다 “어떻게 썼는가”입니다.
교훈과 메시지
욕심은 눈을 가리고, 판단을 흐립니다. 억지로 더 가지려 하면 마음이 조급해져 실수하기 쉬워요.
성실함은 우연을 기회로 바꿉니다. 막내가 얻은 복은 ‘운’처럼 보여도, 그 밑바탕에는 하루하루의 태도가 있었지요.
나눔은 복을 지키는 방법이 됩니다. 함께 살피고 함께 먹는 순간, 복은 더 오래가고 더 크게 퍼집니다.
사람은 바뀔 수 있습니다. 첫째의 변화는 “지나간 선택이 끝이 아니다”라는 위로가 됩니다.
《도깨비 방망이와 개암》은 “더 갖고 싶은 마음”을 나쁘다고 몰아붙이기보다, 그 마음이 어디로 향하느냐를 조용히 보여주는 이야기예요. 오늘 내 손에 쥔 작은 방망이가 있다면, 우리는 그걸로 무엇을 만들어 낼까요? 나를 살피고, 또 누군가의 하루도 덥히는 쪽으로 한 번 기울여 보면 좋겠습니다.
읽으시며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이 있었나요? 댓글로 남겨 주시면 함께 이야기 나눠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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