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잡은 바보》도 그렇습니다. 엄마의 걱정 섞인 잔소리에서 시작된 일이, 엉뚱한 발상과 끈질긴 실행으로 뜻밖의 결과를 부르거든요. 웃기면서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요.
이 이야기를 오늘의 눈으로 보면, ‘창의력’이란 거창한 말보다 “일단 해보고, 고쳐 보고, 끝까지 해보는 힘”에 가깝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때, 우리가 놓치는 게 무엇인지도 슬쩍 알려 줍니다.
그럼, 바보 청년의 엉뚱한 한 걸음이 어디까지 굴러가는지 함께 들어 보실까요?
전래동화 : 호랑이를 잡은 바보
옛날 옛적, 산골 마을에 바보 청년이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바보 청년은 아침에 일어나면 밥 먹고, 햇볕 좋은 곳에 누워 하품을 하고, 또 졸고…. 하루가 금세 가 버리곤 했지요.
어머니는 속이 타들어 갔어요.
“얘야, 남들 다 일하는데 너는 어쩌자고 누워만
있니? 네가 나중에 어찌 될까, 어머니는 걱정이 된다.”
바보 청년은 눈을 깜빡깜빡하다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알겠어요, 어머니.
나가서 무언가 해볼게요.”
그 말에 어머니는 “그래, 그 말만이라도 고맙다…” 하고 숨을 내쉬었지요.
바보 청년은 마당으로 나가 괭이를 들었어요.
그리고는 땅을 파고, 또 파고,
더 파고…
“어휴, 저렇게 열심히 파다니!”
어머니는 속으로 조금 기대가
생겼어요.
그런데 바보 청년은 깊게 판 구덩이에 이것저것 마른 풀과 부스러기를 모아 넣고,
흙을 덮어 꾹꾹 눌렀어요.
“이걸로 마당을 기름지게 만들면, 뭔가 나올
거야.”
바보 청년은 혼잣말을 했지요.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깨 한 줌을 꺼내 구덩이 위에 솔솔 뿌렸어요.
어머니는
두 손을 번쩍 들었어요.
“아이고, 씨앗은 밭에 뿌려야지! 거길 왜…!”
바보 청년은 태연했어요.
“여기도 땅이잖아요. 기다리면 알아서 나오겠죠.”
며칠이 지나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구덩이 위로 작은 싹이 톡톡
올라오더니, 시간이 갈수록 깨가 무성하게 자란 거예요.
깨가 주렁주렁 열리자 바보 청년은 신이 났어요.
“봐요, 어머니!
나온다니까요!”
어머니도 할 말을 잃고, 웃음이 먼저 나왔지요.
“아이고…
정말 별일이다, 별일이야.”
바보 청년은 깨를 열심히 따서 한 자루, 두 자루… 금세 여러 자루를 모았어요.
그리고
마을 방앗간에 가서 참기름을 짰지요.
항아리에 고소한 기름이 찰랑찰랑 차는
걸 보며 바보 청년이 말했어요.
“좋아. 이제 다음이야.”
그다음엔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왔어요.
바보 청년은 강아지를 살살 달래며
참기름을 조금 발라 주었지요.
강아지는 반들반들 윤이 나고,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겼어요.
바보 청년은 칡넝쿨을 엮어 튼튼한 줄도 만들었어요.
그리고 강아지에게 줄을
살짝 매고, 줄 끝은 큰 나무에 단단히 묶었지요.
“자, 여기서 잠깐만 있어 줘.
네가 오늘 큰일 한다.”
바람이 한 번 스치자, 고소한 냄새가 숲 쪽으로 날아갔어요.
그 냄새를 맡은
호랑이들이 “킁킁!” 하고 코를 벌름거리며 나타났지요.
“어? 뭐야, 저 냄새!”
호랑이 한 마리가 강아지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어요.
호랑이가 덥석! 하려는 순간—
강아지는 참기름 때문에 미끄러워 “휙!” 하고
몸을 빼며 굴렀고, 호랑이는 놀라 앞으로 쿵! 나가떨어졌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호랑이 목에 줄이 “퍽!” 하고 걸려 버린
거예요.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며 뒤로 물러나려 할수록 줄은 더 팽팽해졌지요.
“이게 뭐야! 왜 안 움직여!”
호랑이가 버둥거리자, 다른 호랑이들이 더
몰려왔어요.
“맛있는 게 있나?” 하고 달려들다가, 하나 둘씩 줄에 걸리고,
서로 밀치고, 엉키고…
바보 청년은 멀찍이서 조용히 줄을 잡고 있었어요.
호랑이들이 힘을 쓸수록,
줄에는 호랑이가 줄줄이 매달렸지요.
마치 커다란 연이 주렁주렁 달린 것
같았어요.
바보 청년은 줄을 끌고 마을로 내려갔어요.
마을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지요.
“세상에, 저게 다 호랑이냐!”
소문이 관아까지 퍼졌어요.
바보 청년은 관아에 호랑이를 넘기고, 큰 상을
받았답니다.
어머니는 바보 청년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어요.
“얘야… 너는
참, 남들이랑 다르구나.”
바보 청년은 씩 웃었어요.
“다르면… 되는 길도 다르겠죠, 어머니.”
그 뒤로 바보 청년과 어머니는 더는 굶지 않았고, 마음도 한결 놓였답니다.
산골
마을에는 오늘도 고소한 바람이 지나갔대요.
등장인물 분석: 표로 제시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바보 청년 | 엉뚱한 연결, 실행력, 끈기 | ‘바보’ 가면을 쓴 창의성, 틀 밖의 시선 | 문제를 새 방식으로 풀어 결말을 바꿈 | 겉모습보다 과정과 결과를 보게 함 |
| 어머니 | 현실 감각, 걱정과 돌봄 | 생계와 미래를 책임지는 현실 | 갈등의 출발점, 변화의 목격자 | 걱정은 사랑이지만, 가능성을 막을 수도 있음 |
| 강아지 | 매개 역할, 냄새와 움직임 | 작은 존재가 큰 흐름을 바꿈 | 호랑이를 끌어들이는 ‘열쇠’ | 작은 자원도 쓰임을 만나면 커짐 |
| 호랑이들 | 힘, 욕심, 충동 | 강한 존재의 본능과 허점 | 위협이자 반전 장치 | 힘이 커도 한순간의 방심에 흔들릴 수 있음 |
| 마을 사람들/관아 | 인정과 보상, 사회의 시선 | 평가와 소문, 제도 | 바보의 성과를 사회가 확인 | 새로운 성취는 결국 ‘증명’으로 받아들여짐 |
감상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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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청년의 행동은 엉뚱해 보이지만, “땅을 기름지게 한다 → 수확한다 → 자원을 바꾼다”는 흐름이 또렷합니다. 웃기면서도 단계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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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잔소리는 ‘비난’이라기보다 생존의 불안에서 나온 말로 읽힙니다. 그래서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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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씨앗과 고소한 냄새 같은 사소한 요소가 이야기의 큰 전환점이 됩니다. ‘큰 힘’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장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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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이기는 방식이 “정면 대결”이 아니라 “허점과 흐름”을 이용하는 쪽이라, 어린이에게도 부담 없이 통쾌함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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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라는 이름표가 독자를 방심시키고, 뒤늦게 “아, 이 사람이 진짜로 보는 게 있구나” 하고 깨닫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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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에서 ‘관아의 보상’이 들어가며, 개인의 발상이 사회적 인정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생깁니다. 독창성이 ‘현실의 밥’으로 연결되는 순간이에요.
이야기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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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1: 겉으로 보이는 어리숙함이 능력의 부재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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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2: 작은 자원도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큰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대적으로 확장해 보면, 이 이야기는 “문제 해결은 정답을 외우는 일”이 아니라 “재료를 다시 바라보는 일”에 가깝다고 말해 줍니다. 누구나 가진 ‘작은 것’(시간, 습관, 관심, 아이디어)이 있어요. 그것을 어떻게 묶고, 어떤 순서로 실행하느냐가 결과를 바꿉니다. 바보 청년은 남들이 비웃는 순간에도 손을 멈추지 않았고, 그 꾸준함이 우연처럼 보이는 성공을 만들었습니다.
교훈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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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평가할 때, 말투나 겉모습보다 생각의 방향과 실행의 태도를 함께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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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작게 시작해도, 이어 붙이면 길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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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정해 둔 방식이 전부가 아닙니다. 내 상황에 맞게 나만의 방법을 찾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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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사랑에서 나오지만, 사랑도 때로는 기다려 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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