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이미지 제공: Igniel
미소의 그림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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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이야기] 방귀쟁이 며느리

방귀가 고민인 며느리가 가족의 이해와 웃음을 찾아가는 전래동화. 숨기던 부분도 쓰임이 있음을 따뜻한 구연으로 들려드립니다.
옛이야기에는 “남들과 다른 점”이 꼭 약점으로만 남지 않는 순간이 자주 나옵니다. 방귀쟁이 며느리도 그래요. 조금 민망한 고민이 한 집안의 마음을 열고, 뜻밖의 복까지 불러오지요.

이 이야기는 웃음으로 시작하지만, 속에는 가족 간의 소통이 들어 있습니다. 말 못 하고 참기만 하면 마음도 얼굴빛도 점점 굳어지지만, 용기 내어 털어놓는 순간 서로를 이해하는 길이 열리니까요.

방귀쟁이 며느리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런 생각도 남습니다. “내가 가진 특이한 재주, 내가 숨기고 싶은 부분도 어딘가에선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요.


전래동화 : 방귀쟁이 며느리

옛날 옛적, 산이 둥글고 바람이 고운 마을에 예쁜 색시가 시집을 왔습니다.
고운 한복 자락이 살랑살랑, 인사도 또박또박.
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지요.

“아이고, 저 집은 복이 들어왔네!”

그런데요.
며칠, 또 며칠이 지나자… 색시 얼굴빛이 조금씩 누렇게 바뀌었습니다.
눈웃음은 남아 있는데, 어딘가 힘이 없어 보였지요.

방귀쟁이 며느리

시어머니가 조심조심 다가가 물었습니다.
“얘야, 어디가 불편하냐? 밥이 안 넘어가니?”

색시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억지로 웃기만 했습니다.
그 웃음이 더 마음 아프게 보였지요.

방귀쟁이 며느리

소문은 금세 마을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시집살이가 고된가 봐.”
“아이고, 속앓이 하는 거 아냐?”

그 말이 시아버지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마루에 앉혀 놓고, 목소리를 한 톤 낮춰 말했지요.

“얘야. 집안일이 힘들면 힘들다 해도 된다.
마음속에 꼭꼭 묶어 두면, 매듭이 더 단단해진다.”

방귀쟁이 며느리

그때 마침, 마을 사또가 지나가다 들러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허허, 집안에 걱정이 있으면 말로 풀어야지요.
말은 바람길이고, 마음은 문짝이니 문을 열어야 합니다.”

색시는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어요.

“아버님… 저 사실은요…
방귀를… 참느라… 얼굴빛이 이렇게 됐습니다.”

잠깐, 정적이 뚝.
그리고는… 시아버지가 “허허허!” 하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아이구야, 그걸 왜 참았냐!
집안에서 방귀는 숨이 나오는 소리다. 마음껏 해도 된다!”

방귀쟁이 며느리

색시는 더 작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 방귀는… 조금… 힘이 셉니다…”

사또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시아버지는 손사래를 치며 웃었습니다.
“힘이 세면 얼마나 세겠냐. 내가 먼저 보여 주마.”

시아버지는 일부러 “뿡!” 하고, 아주 귀여운 방귀를 한 번 뀌었어요.
시어머니는 웃으며 부채로 바람을 살짝 살짝 일으켰지요.

“봐라. 아무 일도 없지? 너도 해 보거라.”

색시는 두 손으로 치마폭을 꼭 쥐고, 숨을 한 번 고른 다음…
“에헴…”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힘을 줬습니다.

방귀쟁이 며느리

그 순간!

“부우우웅…!”

방문이 덜컹! 마루가 으쓱!
기둥이 “어이쿠!” 하는 듯 흔들렸습니다.

사또는 갓이 살짝 기울어 “어허!” 하고 놀랐고,
시어머니는 부채를 꼭 움켜쥐었지요.

시아버지는 태연한 척, 목을 가다듬었습니다.
“음… 이건… 집 안에서 하긴 아깝구나.
마당으로 나가자. 우리도 준비를 좀 하자꾸나.”

방귀쟁이 며느리

식구들은 마당으로 나가, 문짝도 붙잡고 기둥도 붙잡았습니다.
시아버지는 외쳤지요.

“자, 다들 꽉 잡아라! 바람은 지나가도 마음은 붙잡아야 한다!”

색시는 미리 말했습니다.
“정말… 단단히 잡으셔야 해요…!”

그리고 마당 한가운데서,

“뿌우우우웅—!”

방귀쟁이 며느리

천둥이 굴러가는 소리처럼 울리더니,
집이 “우당탕!” 하고 한 번 크게 흔들렸습니다.
담장에 걸린 호롱불이 “딸랑딸랑” 춤을 추고,
장독대 뚜껑이 “달각!” 하고 제자리에서 살짝 움직였지요.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집이 여기저기 삐걱삐걱, 기운이 빠져 버렸어요.

시아버지는 무너진 기둥을 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얘야… 네 바람이 너무 셌구나.
집을 다시 손보려면 시간이 걸리겠다.
친정에 잠시 다녀오는 게 어떻겠니?”

색시는 눈이 그렁그렁해졌습니다.
“제가… 제가 괜히…”

방귀쟁이 며느리

시어머니가 손을 꼭 잡아 주었습니다.
“아니다, 얘야. 네가 나쁜 게 아니다.
잠깐 쉬었다 오너라. 우리도 집을 추슬러 놓겠다.”

색시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보따리를 메고 길을 나섰습니다.

친정으로 가는 길, 큰 배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어요.
그 위에 노랗고 탐스러운 배들이 “나 여기 있지!” 하고 달려 있었습니다.

방귀쟁이 며느리

그 아래에 비단 장수와 그릇 장수가 서성거렸습니다.
“저 배를 따고 싶은데, 가지가 너무 높구먼!”
“배를 따면 오늘 장사도 기운이 날 텐데 말이야!”

색시는 잠깐 망설이다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습니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대신… 나무를 꼭 붙잡고 계셔야 해요.”

장수들은 “그게 뭐 어려워!” 하며 나무를 꽉 붙잡았습니다.
색시는 한 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고…
속삭이듯 말했지요.

“준비되셨죠?”

그리고,

“뿌우우웅—!”

방귀쟁이 며느리

바람이 훅 지나가자, 배가 “후두두둑!” 떨어졌습니다.
장수들은 눈이 휘둥그레져도 약속은 지켰습니다.

“이런 재주가!”
비단 장수는 반짝이는 비단 한 필을,
그릇 장수는 반듯한 놋그릇을 내어 주었지요.

색시는 보따리가 한결 든든해졌습니다.
걸음도 가벼워져서, 친정으로 가던 길을 돌려 시댁으로 향했어요.

집에 도착하자,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색시는 보따리를 풀어 비단과 놋그릇을 보여 드리며 말했지요.

“아버님, 어머님. 제 바람이… 복이 되었습니다.
저를 다시 받아 주실 수 있을까요?”

방귀쟁이 며느리

시아버지는 배를 잡고 껄껄 웃었습니다.
“복바람이었구나!
숨겨 둔 재주가 이렇게 쓰일 줄이야!”

사또도 소문을 듣고 들렀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허허, 집안에 웃음이 돌면 복도 따라옵니다.
서로 마음을 열었으니, 그게 제일 큰 복이지요.”

그 뒤로는요.
며느리는 참지 않고, 필요할 땐 바람을 “살짝” 조절할 줄도 배우고,
식구들은 웃으면서도 서로에게 먼저 묻는 법을 배웠습니다.

“괜찮니?”
“마음이 답답하진 않니?”

한옥 마당에는 따뜻한 웃음이 오래오래 머물렀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인물핵심 재주/능력성격과 상징이야기에서의 기능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며느리(막내)힘이 센 방귀(바람)수줍음, 책임감, 숨김과 용기의 사이갈등의 중심이자 해결의 열쇠숨기던 부분도 쓰임을 찾을 수 있고, 말하면 길이 열린다
시아버지(첫째)웃음으로 분위기 푸는 능력너그러움, 실용적 지혜갈등을 안전하게 드러내게 돕는 어른부끄러움을 다그치지 말고 웃음으로 감싸면 소통이 쉬워진다
시어머니(둘째)돌봄과 공감따뜻함, 안정감며느리의 마음을 지켜 주는 울타리가족은 평가보다 안부가 먼저다
마을 사또균형 잡는 말공동체의 시선, 중재소문을 부드럽게 정리하는 장치겉소문보다 당사자의 말을 듣는 태도가 필요하다
비단 장수거래와 약속기회, 보상재주의 ‘가치’를 확인시킴도움은 선물이 되어 돌아오고, 약속은 신뢰를 만든다
그릇 장수생활의 실용생활력, 현실 감각‘쓸모’를 눈에 보이게 함생활 속 재능은 작아 보여도 유용하다
마을 사람들소문과 관심공동체의 분위기오해가 생기는 배경말은 쉽게 퍼지니, 확인과 배려가 더 중요하다

감상포인트

  • 방귀라는 익살스러운 소재가 “부끄러움”을 가볍게 풀어 주어, 아이도 편하게 웃으며 들을 수 있습니다.

  • 며느리가 참기만 하다가 말로 털어놓는 장면에서, 소통이 시작되는 순간의 힘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 집이 흔들리는 과장된 묘사는 전래동화 특유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상황을 코믹하게 넘깁니다.

  • 배나무 장면에서 재주가 ‘민망함’에서 ‘도움’으로 바뀌며, 가치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 시아버지·시어머니의 반응이 꾸중보다 이해에 가까워, 가족 이야기의 따뜻한 결말을 만들어요.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1: 숨긴 고민은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나누면 길이 열린다.

  • 핵심 명제 2: 특이한 재주도 자리와 때를 만나면 도움이 된다.

누구나 “말하기 난감한 나의 부분”이 하나쯤 있습니다. 콤플렉스, 성격, 습관, 실수까지요. 이 이야기는 그 부분을 억지로 지우기보다, 안전한 관계 안에서 드러내고 조절하는 법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쓸모”는 능력 자체보다, 어떻게 쓰느냐에서 생긴다는 점도 남깁니다.


교훈과 메시지

  • 부끄러움은 혼자 품으면 커지고, 함께 나누면 작아집니다.

  • 약점처럼 보이던 것도 관점과 상황에 따라 장점이 됩니다.

  • 가족은 서로를 고치기보다, 먼저 안부를 묻는 곳이면 좋습니다.

  • 웃음은 사람을 가볍게 만들고, 가벼워진 마음은 말하기 쉬워집니다.



방귀쟁이 며느리는 “민망한 이야기”로 시작해 “따뜻한 이해”로 끝나는 동화입니다. 참았던 바람이 집을 흔들었지만, 마음을 여는 바람은 가족을 더 단단히 묶어 주었지요.

여러분은 요즘, 마음속에서 꼭 참고 있는 말이 있나요? 이 동화처럼 살짝 꺼내어 놓으면 어떤 일이 달라질지 함께 이야기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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