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이미지 제공: Igniel
미소의 그림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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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이야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전래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아이에게 읽어주기 좋은 구연동화로 재구성! 비밀·소문·자기수용의 메시지와 어른을 위한 해설까지 담았습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꼭꼭 숨겨 둔 이야기 하나쯤은 있지요. 들키면 창피할 것 같고, 괜히 사람들이 나를 다르게 볼까 봐 걱정도 됩니다.

그런데 비밀은 가끔 “조용히 있으라”고 할수록 더 크게 뛰어오르곤 합니다. 말하지 않으려고 애쓸수록, 마음은 더 무거워지기도 하고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전래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임금님의 콤플렉스와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의 비밀을 통해, “감추는 마음”과 “드러내는 용기”를 부드럽게 보여 줍니다. 오늘은 아이에게 들려주기 좋은 구연동화로 다시 만나 보고, 어른을 위한 해설도 함께 덧붙여 보겠습니다.


전래동화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옛날 옛적, 한 나라에 백성들이 존경하는 임금님이 계셨습니다.
임금님은 나라 일을 부지런히 살피고, 억울한 사람 없게 하려고 애쓰셨지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런데 말입니다.
임금님께는 아무에게도 말 못 할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귀가 날마다 자라나는 일이었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처음엔 “어? 기분 탓인가?” 싶을 만큼 조금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귀는 점점 더 커졌고, 마침내 당나귀 귀처럼 길고 커다래지고 말았지요.

임금님은 거울 앞에서 한숨을 푹 쉬었습니다.
“백성들이 알면, 나를 어떻게 볼까….”

임금님은 귀를 가리려고 모자를 써 보기로 했습니다.
작고 단정한 모자도 써 보고, 넓은 갓도 써 봤지요.
하지만 커지는 귀를 모두 가리기엔 모자가 너무 작았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결국 임금님은 궁으로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를 불렀습니다.
할아버지는 바느질 도구를 꼭 끌어안고 조심조심 임금님 앞에 섰지요.

임금님은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내 귀를 가릴 모자를 만들어라. 그리고 오늘 본 것을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 알겠느냐?”

할아버지는 눈이 동그래져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예, 전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할아버지는 밤낮으로 바느질을 했습니다.
천을 고르고, 끈을 달고, 높이를 재고, 모양을 다듬었지요.
마침내 귀를 넉넉히 덮는 큰 모자가 완성되었습니다.

임금님은 모자를 써 보시고는 “휴—” 하고 안도하셨습니다.
귀가 깔끔하게 가려졌거든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임금님의 귀는 멈추지 않고 계속 자랐습니다.
모자는 해가 갈수록 더 커지고, 더 높아지고, 더 두꺼워져야 했지요.

궁 밖 백성들은 점점 커지는 모자를 보며 수군거렸습니다.
“우리 임금님은 참 대단하셔.”
“모자도 얼마나 근사한지 몰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습니다.
웃음이 올라오려는 걸 억지로 참는 얼굴이었지요.

밥을 먹다가도, 실을 고르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임금님 귀가…!” 생각만 하면 “푸흐!” 웃음이 튀어나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봤습니다.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 요즘 왜 저러신대?”
“혼잣말도 하고, 웃다가 멈추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할아버지는 속이 꽉 막힌 것 같았습니다.
말하면 큰일이 나고, 말하지 않자니 가슴이 답답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울창한 대나무 숲을 발견했습니다.
바람 소리만 살랑살랑 지나가는 곳이었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할아버지는 숲 깊숙이 들어가 주위를 살폈습니다.
아무도 없지요. 정말 아무도요.

그제야 할아버지는 두 손으로 입을 동그랗게 만들고, 크게 외쳤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외치고 나니, 할아버지는 어깨가 훅 내려갔습니다.
“아이고… 이제야 속이 시원하구나.”

그런데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이 “수우웅—” 소리를 내더니,
그 소리 사이로 목소리가 섞여 들렸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바람은 소리를 실어 나르고, 소문은 발걸음보다 빨랐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마을 곳곳에서 사람들이 속삭였습니다.
“정말이래?”
“대나무 숲이 그렇게 말했다는데?”

마침내 그 소식은 임금님 귀에도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임금님은 얼굴이 붉어졌다가, 다시 창백해졌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대나무를… 모두 베어라!”
명령이 내려졌고, 대나무 숲은 말끔해졌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그 소리는 더는 들리지 않았지요.

임금님은 모자를 꾹 눌러 쓰며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잠잠해졌겠지….”

그런데 얼마 뒤, 그 자리에 한 농부가 산초나무를 심었습니다.
산초나무는 쑥쑥 자라 숲이 되었고, 바람이 불면 잎들이 사각사각 노래했지요.

그때였습니다.
산초나무 숲에서도 들려오는 소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은 모자를 벗었다 썼다 하며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조용히 결심하셨지요.

“그래. 숨기느라 더 힘들었구나.
이제는 내 모습 그대로 살아야겠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은 사람들 앞에서 천천히 모자를 벗었습니다.
커다란 귀가 드러났지요.

백성들은 깜짝 놀랐다가, 이내 조용해졌습니다.
어떤 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어떤 이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임금님은 담담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나는 너희의 임금이다. 귀가 어떻든, 해야 할 일을 하겠다.”

그날부터 임금님의 귀는 더는 나라의 큰 소문거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임금님의 진심을 보고, 임금님은 한결 편안해졌거든요.



등장인물 분석

인물핵심 재주/능력성격과 상징이야기에서의 기능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임금님나라를 다스리는 권한, 결단력권력자이지만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마음’의 상징비밀을 숨기다 받아들이는 변화의 중심약점이 있어도 책임과 진심이 사람을 만든다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손기술, 관찰력, 성실함약한 사람의 입장, ‘말 못 하는 답답함’의 상징비밀을 떠안고 흔들리는 인물, 진실의 통로마음의 짐은 혼자 짊어지면 커진다
백성들소문을 퍼뜨리는 집단의 힘호기심과 여론의 상징비밀이 사회로 번지는 과정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농부땅을 돌보는 꾸준함생활의 흐름, 자연의 순환대나무 다음의 숲을 만들어 진실이 남게 함진실은 모습만 바뀌어도 다시 나타날 수 있다


감상포인트

  • 임금님이 “숨기려는 마음”을 선택할수록 모자가 더 커지는 장면은, 걱정을 덮을수록 더 무거워지는 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가 비밀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은, 권력 앞에서 약한 사람이 느끼는 두려움과 책임의 무게를 보여 줍니다.

  • 대나무 숲이 바람에 실려 말을 ‘퍼뜨리는’ 설정은, 소문이 어떻게 사회를 움직이는지 동화다운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 마지막에 임금님이 모자를 벗는 장면은 “고백의 용기”라기보다 “자기 수용”에 가까워서, 마음이 차분하게 정리되는 여운이 남습니다.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1: 감추려는 비밀은 마음을 무겁게 하고, 결국 다른 길로 새어 나올 수 있습니다.

  • 핵심 명제 2: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순간, 두려움이 줄고 관계가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이 동화는 “비밀 폭로”만을 말하기보다 불안과 수치심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묻습니다. 숨기기 위한 통제(협박, 차단)는 잠깐의 정적을 만들 수 있지만, 마음의 긴장은 남습니다. 반대로 자기 모습을 인정하고 책임 있게 말하는 순간, 소문이 줄고 관계가 안정되기도 하지요. 결국 중요한 건 “완벽한 이미지”보다 신뢰를 만드는 태도입니다.


교훈과 메시지

  • 약점이 있다고 해서 가치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 말 못 할 고민이 있다면, 안전하게 털어놓을 “나의 대나무 숲”(신뢰할 사람/기록/상담)을 마련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 남의 비밀을 가볍게 소비하는 말은, 누군가의 하루를 무겁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비밀을 없애는 법”보다, 비밀 앞에서 내 마음을 어떻게 돌볼지를 다정하게 알려 줍니다. 숨기느라 지친 마음을 잠깐 내려놓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용기를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읽으시며 떠오른 장면이나, 여러분만의 “대나무 숲” 같은 존재가 있다면 댓글로 나눠 주세요. 공감 한 번도 글을 이어 가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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