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인공 척척꼼꼼댁은 손님이 문턱을 넘는 순간, 필요한 옷을 척 알아채는 재주가 있다고 소문난 재봉사였습니다. 그런데요, ‘척’ 하고 맞히는 재주에도 가끔은 빗나가는 날이 있었습니다.
그 실수 덕분에 척척꼼꼼댁은 더 깊이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고, 더 다정한 옷을 지어 내게 되지요. 자, 이제 따뜻한 옷 가게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전래동화 : 척척꼼꼼댁네 옷 가게
옛날 옛적, 초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에 작은 옷 가게가 하나 있었어요.가게 간판엔 이렇게 적혀 있었지요.
“척척꼼꼼댁네 옷 가게!”
문이 삐걱 열리면, 안에서 사각사각 가위 소리가 나고,
천 위로 줄자가 스르륵 미끄러지고,
바늘은 콕콕 리듬을 타며 춤을 췄답니다.
척척꼼꼼댁은 손님이 들어오면 눈을 반짝이며 말하곤 했어요.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옷이 마음에 필요하신가요?”
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지요.
“척척꼼꼼댁에게 가면요, 나한테 딱 맞는 옷이 나온다니까요!”
그런데요, 척척꼼꼼댁도 늘 백 번 백중은 아니었답니다.
바로 그날이, 살짝 헷갈리는 날이었지요.
첫 손님은 꽃처럼 예쁜 아가씨였어요.
척척꼼꼼댁은 아가씨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말했지요.
“치마저고리에 쓰개치마까지, 딱 고우시게 맞추러 오셨지요?”
그런데 그때였어요.
아가씨 뒤에서 작은 얼굴이 쏙! 하고 나왔답니다.
보송보송 솜털 같은 볼을 가진 어린 도련님이었지요.
도련님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어요.
“치마 말고 바지요! 저고리도 여자저고리보다 길게 해 주세요.”
척척꼼꼼댁은 순간 눈이 동그래졌지만, 곧 웃음을 잃지 않았어요.
“아하, 바지저고리에 복건이 필요하시군요. 건강하게 자라시라고 색동두루마기도 어울리겠네요.”
그러자 도련님이 또 고개를 도리도리!
“아니요. 이제 장가갈 거라니까요. 상투를 틀고 점잖은 두루마기가 필요해요.”
척척꼼꼼댁은 ‘어머나!’ 하는 얼굴이 되었다가, 얼른 줄자를 들었어요.
“그, 그럼 허리둘레부터 재 볼까요? 점잖은 빛깔로 잘 지어 드릴게요.”
줄자를 재는 손길은 꼼꼼했지만, 마음속에는 작은 다짐이 톡 하고 올라왔지요.
‘다음 손님은 더 잘 들어야지. 눈보다 귀가 먼저다!’
다음 손님은 얼굴을 붉히며 조심조심 들어온 아가씨였어요.
머리엔 빨간 댕기가 반짝, 머릿결은 윤이 나서 반짝.
척척꼼꼼댁은 자신만만하게 손뼉을 쳤지요.
“옳지! 날이 더워지니 모시옷 맞추러 오셨군요? 잠자리 날개처럼 얇게, 시원하게 지어 드릴게요.”
아가씨는 두 손을 모으고 수줍게 웃었어요.
“아니에요. 겨울에 입을 따뜻한 옷을 미리 준비하려고요.”
척척꼼꼼댁은 볼을 살짝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렇지요, 그렇지요. 미리 준비하는 마음이 참 곱네요. 그럼 구석구석 솜을 넣어 도톰한 누비옷으로 지어 드릴게요.”
그리고는 천을 펼치며 말했답니다.
“따뜻함은요, 솜만으로 되는 게 아니지요. 마음도 함께 넣어야 해요.”
그다음 날, 문이 또 삐걱 열렸어요.
이번엔 우아하게 부채질하는 양반댁 마님과, 소박한 여염집 아낙이 나란히 들어왔지요.
척척꼼꼼댁은 두 사람의 걸음과 옷차림을 찬찬히 살폈어요.
그리고는 이번엔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다정하게 말했답니다.
“마님께는 고운 비단 치마저고리가 어울리겠고요,
아주머니께는 튼튼한 무명 치마저고리가 좋겠어요. 맞으실까요?”
마님과 아낙이 동시에 초승달 같은 눈웃음을 지었어요.
“맞아요! 척척꼼꼼댁은 역시 척 하면 척이네요!”
척척꼼꼼댁은 속으로 ‘휴!’ 하고 웃었지요.
‘그래, 이번엔 내 눈도 맞았고, 내 귀도 맞았다.’
그리고 마지막 손님이 들어왔어요.
젊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손을 꼭 잡고, 발끝을 살짝 맞추며 들어왔지요.
서로를 쳐다보다가, 또 부끄러워서 웃고… 그 모습이 참 따뜻했어요.
척척꼼꼼댁은 두 사람의 떨림을 먼저 알아챘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마음이 많이 두근두근하시겠어요.”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말했지요.
“신부님께는 활옷과 화관족두리,
신랑님께는 사모관대.
혼례복 맞추러 오셨지요?”
두 사람이 깜짝 놀라 입을 동그랗게 했어요.
“우와! 어떻게 아셨어요?”
척척꼼꼼댁은 장난스레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고 속삭였답니다.
“쉿. 비밀이에요. 나는야 척척꼼꼼댁, 척하면 척이지요.”
그날 가게엔 가위 소리도, 바늘 소리도, 웃음 소리도 오래오래 이어졌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척척꼼꼼댁 | 옷 짓는 손재주, 손님을 살피는 관찰력 | 성실함, 배려, 성장하는 장인 | 실수와 배움을 통해 ‘정성’을 완성 | 잘하는 것보다 “잘 들어 주는 태도”가 더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
| 첫 손님 아가씨 | 방문의 계기 | 기대와 오해의 출발점 | ‘겉모습만 보고 판단’의 함정 제시 | 사람 마음은 겉모습만으로 정해지지 않아요 |
| 어린 도련님 | 의외의 요구를 말하는 솔직함 | 반전, 고집, 변화무쌍함 | 척척꼼꼼댁의 첫 실수 유도 | 내 생각과 다를 때, 웃으며 다시 묻는 용기가 필요해요 |
| 두 번째 손님 아가씨 | 계절과 반대의 선택 | 준비성, 수줍은 결단 | ‘미리 준비하는 삶’과 경청의 가치 강조 | 상대의 사정을 먼저 듣는 배려가 일을 더 아름답게 해요 |
| 양반댁 마님 | 품격 있는 선택 | 전통적 지위, 미감 | 척척꼼꼼댁의 정확한 판단을 확인 | 지위보다 “필요에 맞춘 선택”이 중요해요 |
| 여염집 아낙 | 실용의 선택 | 현실감, 생활의 힘 | 다양한 삶을 존중하는 장면 | 모두의 삶에는 저마다의 멋이 있어요 |
| 신랑·신부 | 사랑과 설렘 | 새로운 출발, 약속 | 이야기의 따뜻한 절정 | 마음을 헤아려 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시작이 든든해요 |
감상포인트
척척꼼꼼댁의 재주는 ‘맞히는 능력’보다도 다시 묻고 고쳐 나가는 태도에서 더 빛납니다.
도련님의 엉뚱한 말은 웃음을 주면서도, 사람은 한 가지 모습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줍니다.
여름 옷을 예상했는데 겨울 옷을 고르는 장면은, 필요라는 게 늘 계절처럼 뻔하지 않다는 걸 알려 줍니다.
마님과 아낙을 함께 맞이하는 장면은 옷감의 값보다 더 중요한 것이 존중과 적합함임을 담담히 전해요.
마지막 혼례복 장면은 “기술”이 “기쁨”이 되는 순간을 보여 주며, 이야기 전체를 포근하게 마무리합니다.
이야기의 핵심
핵심 명제 1: 정성은 솜처럼 보이지 않아도, 옷의 따뜻함을 완성합니다.
핵심 명제 2: ‘척’ 하고 맞히는 재주보다, 끝까지 듣는 마음이 사람을 더 편안하게 합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척척꼼꼼댁의 일은 재봉 기술만이 아니라 ‘관계의 기술’이기도 해요. 고객의 말과 표정, 망설임을 읽고, 틀렸을 때는 부끄러움에 멈추지 않고 더 나은 선택으로 이어 가는 힘. 그 과정이 쌓이면 ‘완벽’이 아니라 신뢰가 남습니다.
교훈과 메시지
실수는 끝이 아니라, 더 다정해질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상대를 돕는 일은 “내가 맞히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편해지는 것”을 목표로 할 때 깊어집니다.
정성은 시간과 마음을 들인 만큼, 결국 누군가의 하루를 환하게 만들어 줍니다.
척척꼼꼼댁네 옷 가게는 바늘과 실로 옷을 짓지만, 그보다 먼저 마음을 잇는 가게였는지도 몰라요.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무엇이 필요하세요?” 하고 한 번 더 다정하게 물어보면, 우리도 작은 척척꼼꼼댁이 될 수 있겠지요.
읽으시며 떠오른 장면이 있다면, 어떤 대목이 가장 따뜻했는지 살짝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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