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가 재미있는 까닭은, 무서움이 사라져서가 아닙니다. 무서움을 안고도 “다르게 생각해 보는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손자의 한마디로 숨이 트이는 순간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꽤 현실적인 힌트를 줍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혼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관점 전환이 마을 전체의 분위기까지 바꾸며, ‘두려움의 장소’가 ‘희망의 장소’로 이름을 바꾸지요.
전래동화 : 삼 년고개
깊은 산골짜기 마을에 고개 하나가 있었어요.사람들은 그 고개를 “삼 년 고개”라고 불렀지요.
왜 그런 이름이 붙었냐고요?
고개에는 무시무시한 말이 따라다녔거든요.
“거기서 넘어지면, 삼 년밖에 못 산대!”
그래서 사람들은 고개만 보면 숨을 꾹 참고, 발끝만 보고 걷곤 했어요.
어떤
사람은 엉금엉금 기어가기도 했지요.
바람 소리에도 “앗!” 하고 멈추는 사람이 많았답니다.
어느 날, 꼬부랑 허리의 할아버지도 그 고개를 넘게 되었어요.
할아버지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중얼거렸지요.
“넘어지면 큰일이야. 오늘은 절대 안 넘어져!”
한 걸음. 또 한 걸음.
아주 조심조심 걷는데요, 그때였어요.
수풀 속에서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났어요.
“어, 어어… 뭐지?”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어요.
그 순간! 발밑에 있던 돌부리를 못 보고 말았지요.
“아이고!”
할아버지는
툭— 하고 넘어지고 말았어요.
할아버지는 벌떡 일어나지도 못하고, 땅바닥을 톡톡 치며 울상을 지었어요.
“아이고, 내 팔자야… 이제 삼 년밖에 못 사는 건가…”
그날부터 할아버지는 밥을 먹어도 맛이 없고,
잠을 자도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달력을 볼 때마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지요.
그리고 정말로, 정말로—
그날로부터 딱 삼 년째 되는 날이
찾아왔어요.
할아버지는 이불을 끌어당기고 누워서 한숨을 푹 쉬었어요.
“할멈… 이제 내 때가 된 모양이오…”
할머니는 두 손을 번쩍 들었어요.
“당신, 그런 말 마세요! 내가 의원을 모셔올 테니 기다리세요!”
할머니는 부리나케 뛰어가 마을에서 유명한 박 의원을 데려왔어요.
박
의원은 갸웃갸웃 고개를 기울이며 할아버지를 살폈지요.
“자, 눈을 크게 떠 보시고요. 입도 ‘아—’ 해 보세요.”
맥도 짚고, 배도 살짝
눌러 보고… 한참을 보더니 말했어요.
“음… 이상하군요. 병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 말을 듣자 할아버지의 얼굴은 더 축 처졌어요.
그때, 방문이 살짝
열리더니 손자가 쪼르르 들어왔어요.
“할아버지! 왜 누워 계세요? 어디 아프세요?”
할아버지는 힘없이 대답했어요.
“삼 년 고개에서 넘어졌단다… 그래서 삼
년만 살고 끝난대…”
손자는 잠깐 눈을 깜빡이더니, 갑자기 눈이 반짝했어요.
“어? 할아버지!
한 번 넘어지면 삼 년밖에 못 산다는 거잖아요?”
“그렇지… 그래서 큰일이지…”
손자는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하며 말했어요.
“그럼요!
두 번 넘어지면 육 년, 세 번 넘어지면
구 년 살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방 안이 조용해졌어요.
할머니도, 박 의원도 “어…?” 하고 서로를 봤지요.
할아버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벌떡 일어났어요.
“그래!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지?”
할아버지 얼굴에 다시 빛이 돌아왔어요.
“넘어지면 삼 년이라면… 더 넘어지면 더 늘어나겠구나!”
할아버지는 신발끈을 딱 묶고, 지팡이를 짚고 밖으로 나갔어요.
할머니가
깜짝 놀라 소리쳤지요.
“여보, 어디 가요!”
“삼 년 고개로 가오! 내 수명을 늘리러!”
할아버지는 고갯길에 도착하자마자 외쳤어요.
“한 번에 삼 년! 두 번에 육 년! 세 번에 구 년!”
그리고는…
살짝 몸을 굴렀어요. “어이쿠!”
또 한 번 굴렀어요.
“아이쿠!”
이번에는 더 크게 웃으며 굴렀어요. “허허허!”
할아버지는 구를수록 어깨가 펴지는 것 같았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어요.
“열 번 굴러도 서른 해! 스무 번 굴러도 예순 해!”
할아버지는 숫자를
셀수록 신이 났지요.
그 모습을 본 나무 위의 새도 “짹짹!”
지나가던 바람도 “후우—” 하고 웃는
것 같았어요.
이 소문은 금방 마을에 퍼졌어요.
사람들은 “정말이야?” 하며 삼 년 고개로
몰려왔지요.
처음엔 다들 겁을 먹고 살짝만 굴렀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깔깔 웃으며
말했어요.
“자, 겁내지 마시오! 넘어짐도 내 편으로 만들면 되지!”
그러자 사람들도 “어이쿠!” “아이쿠!” 하며 따라 하기 시작했어요.
고갯길엔
웃음소리가 동글동글 굴러다녔답니다.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그곳을 “삼 년 고개”라고 부르지 않았어요.
대신
이렇게 불렀지요.
“장수 고개!”
무서웠던 고개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고개가 되었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할아버지 | 위험을 피하려는 신중함, 경험 | 불안과 믿음(전설)에 흔들리는 어른의 마음 | ‘두려움’에서 ‘전환’으로 이동하는 주인공 | 생각이 굳어도, 방향을 바꾸면 다시 살아난다 |
| 손자 | 발상의 전환, 천진한 논리 | 순수함, 유연함, 상상력 | 절망을 뒤집는 열쇠를 건네는 인물 | 문제를 대하는 질문 하나가 미래를 바꾼다 |
| 할머니 | 돌봄과 추진력 | 현실 감각, 가족을 붙드는 힘 | 포기 대신 행동(의원 호출)으로 이야기를 움직임 | 사랑은 말보다 실행에서 드러난다 |
| 박 의원 | 관찰과 진단(전문성) |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을 구분하게 하는 장치 | 문제의 핵심이 신체가 아니라 두려움임을 드러냄 | 불안은 때로 마음의 해석에서 커진다 |
| 마을 사람들 | 집단 학습, 모방 | 공동체의 분위기, 믿음의 전염성 | 개인의 전환이 공동체로 확장되는 결말 | 한 사람의 용기가 주변의 표준을 바꾼다 |
감상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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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사람을 묶어 두는 방식이 아주 생활적으로 그려집니다. 발끝만 보며 걷는 모습이 우리 일상의 불안을 떠올리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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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의 말은 똑똑한 설교가 아니라, 놀이 같은 질문입니다. 그래서 더 강하게 마음의 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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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이겨내야지”라고 이를 악무는 대신, 웃음으로 몸을 굴리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긴장이 풀리면 길이 보인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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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이 함께 굴러 웃는 결말은 ‘개인의 회복’이 ‘공동체의 분위기’로 번지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습니다.
이야기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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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1: 두려움은 사실보다 ‘해석’에서 커질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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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2: 관점을 바꾸는 질문 하나가, 절망을 행동으로 바꿉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삼 년 고개’는 실패, 평판, 불확실성 같은 심리적 고개와 닮아 있습니다. 넘어짐 자체보다 “끝났어”라고 단정하는 마음이 우리를 눕게 만들지요. 이 이야기의 멋은, 거창한 성공 비법 대신 “그럼 반대로 생각해 보면?”이라는 작은 질문으로 삶의 리듬을 되찾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교훈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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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고 불안한 상황에서도, 해석을 바꾸면 선택지가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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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선처럼 가벼운 질문이 어른의 굳은 마음을 풀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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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태도 변화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웃음과 놀이의 방식도 충분히 ‘문제 해결’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관점 전환’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편하게 댓글로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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