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이미지 제공: Igniel
미소의 그림같은 삶
미소의 그림같은 삶

[전래동화 이야기]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철없던 소년이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괴물 새에게 잡혀간 어머니를 구하며 책임과 용기를 배우는 구연동화와 해설을 담았습니다.
전래동화에는 “마음이 자라는 순간”이 자주 숨어 있습니다. 처음엔 철없고 제멋대로 보이던 아이가, 어떤 일을 겪고 나서 눈빛부터 달라지는 장면 말이지요.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은 그런 성장의 순간을 또렷하게 보여 줍니다. 익숙한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던 소년이,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며 책임과 용기를 배워 가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속 모험은 무섭기만 한 길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을 내가 해내는 마음”을 키우는 길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용기 이야기가 되고, 어른에게는 가족과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로 남습니다.



전래동화 :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옛날 옛적, 깊은 산골 마을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았어요.
아들은 장난이 많고 마음 가는 대로 움직였지요.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어머니가 “이제 그만, 정신 차려야지.” 하고 말해도, 아들은 대답만 하고 씩 웃으며 밖으로 달려나가곤 했어요.

어머니는 가끔 아들을 붙잡고 다정하게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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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세상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단다. 네가 한 말엔 네가 책임도 져야 해.”
그런데 아들은 고개만 끄덕이고는 금세 잊어버렸지요.

그런 어느 날, 마을에 수군수군 소문이 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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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에 괴상한 큰 새가 산대!”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이라는데?”
사람들은 겁이 나서 문을 꼭꼭 닫고, 밤마다 불빛도 아끼며 살았어요.

아들은 콧방귀를 뀌었지요.
“에이, 그런 새가 어디 있어요. 다들 겁이 많아서 그래요!”
아들은 마당에서 돌멩이를 차며 깔깔 웃었어요.

그런데요, 바로 그날 밤이었어요.
후우웅— 바람이 지붕을 타고 넘어가더니, 마당이 덜컹 흔들렸어요.
아들이 방문을 살짝 열어 보자, 달빛 아래 거대한 그림자가 서 있었지요.

“끼이이익—!”
큰 새가 날개를 쫙 펴고, 고개를 쭉 내밀었어요.
정말로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같았어요. 꼬리도 길고, 부리도 길어 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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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요.
“어, 어머니…!”
그 순간, 새는 번쩍 날아올라 어머니를 낚아채듯 데려가 버렸어요.
바람만 남고, 마당엔 고요가 떨어졌지요.

아들은 멍하니 서 있다가, 목이 터져라 불렀어요.
“어머니! 어머니!”
하지만 어머니는 이미 산 너머로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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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아들은 눈가를 꾹 문질렀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아주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내가… 내가 어머니를 데리러 갈 거야. 내가 해야 해.”

아들은 작은 보따리에 물과 주먹밥을 챙겼어요.
그리고 산길로 걸음을 옮겼지요. 발밑엔 낙엽이 바스락, 바스락.
처음엔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아들은 멈추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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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밭에서 일하는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할아버지가 호미를 멈추고 물었지요.
“얘야, 어디로 가니?”
아들이 숨을 고르고 대답했어요.
“산 너머로요. 큰 새가 어머니를 데려갔어요. 구하러 가요.”

할아버지는 아들의 얼굴을 찬찬히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마음이 급하겠구나. 하지만 길은 길대로 준비가 필요해. 내 밭일을 좀 거들어 주겠니?”
아들은 밭일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도 “네!” 하고 소매를 걷어 올렸지요.

땅은 단단하고, 잡초는 질겼어요.
아들은 허리가 아파도, 손바닥이 근질거려도, 끝까지 했어요.
땀방울이 이마에서 뚝, 코끝에서 뚝 떨어졌지요.

해가 기울 무렵, 할아버지가 미소를 지었어요.
“좋다. 너, 오늘 정말 열심히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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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나무 지팡이를 하나 건네주었어요.
“이 지팡이를 가져가거라. 길에서 너를 든든하게 해 줄 게다.”

아들은 지팡이를 꼭 쥐고 다시 걸었어요.
이번엔 숲속에서 나무꾼을 만났어요.
나무꾼이 도끼를 어깨에 걸치고 말했지요.
“이 험한 데를 혼자 가니? 무슨 일 있느냐?”
아들이 숨을 들이마시고 이야기했어요.

나무꾼은 잠시 생각하더니, 나뭇가지를 가리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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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 나무를 한데 모아 주렴. 너도 힘을 보태 봐야지.”
아들은 무거운 나뭇짐을 낑낑대며 옮겼어요.
팔이 후들후들해도, “조금만 더!” 하고 스스로를 다독였지요.

일이 끝나자 나무꾼이 새끼줄 한 묶음을 내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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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줄은 매듭만 잘 지으면 큰 힘이 된다. 네 마음도 오늘 한 뼘 자랐다.”

아들은 지팡이와 새끼줄을 보따리에 단단히 챙겼어요.
그리고 산을 오르고 또 올랐지요.
바위가 많은 곳에서는 지팡이를 콕콕 짚었고, 미끄러운 곳에선 숨을 고르고 한 발씩 내디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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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높은 바위산 위에 커다란 둥지가 보였어요.
둥지는 나뭇가지와 풀, 반짝이는 돌조각까지 잔뜩 모아 만든 것 같았지요.
그 안쪽에서 바람이 웅웅 울렸어요.

그때, 하늘이 어두워지며 그림자가 덮쳤어요.
“끼이이익—!”
바로 그 큰 새가 돌아온 거예요.

새가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어요.
“어디서 감히 내 둥지에 들어오느냐!”
아들은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발끝이 도망가지 않았어요.

아들은 속으로 말했지요.
‘내가 해야 해. 어머니를 데리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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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었어요.
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가까이 오자, 아들은 지팡이로 바위 틈을 짚고 몸을 낮췄어요.
그리고 새가 발을 내딛는 순간, 준비해 둔 새끼줄로 재빠르게 묶었지요.

매듭을 한 번, 또 한 번!
새는 버둥거리며 소리를 질렀지만, 아들은 숨을 고르고 단단히 고정했어요.
지팡이는 아들의 몸을 받쳐 주고, 새끼줄은 매듭마다 힘을 더해 주었지요.

큰 새가 헐떡이며 말했어요.
“알겠다… 알겠다… 풀어 주면, 데려간 사람을 돌려주마.”

아들은 눈을 크게 뜨고 말했어요.
“약속해요. 어머니를 먼저 안전하게 보내 주세요.”

잠시 뒤, 어머니가 둥지 안쪽에서 조심조심 걸어나왔어요.
어머니는 아들을 보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손으로 아들의 얼굴을 감쌌지요.
“얘야… 네가 여기까지 왔니?”

아들은 꾹 참고 있던 눈물을 뚝 떨어뜨렸어요.
“어머니, 제가… 제가 데리러 왔어요. 이제 말만 하는 아이가 아니에요.”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어머니와 아들은 산길을 내려왔어요.
아들은 오를 때보다 더 조심스럽게 걸었지요.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발밑을 살피고, 숨이 차면 잠깐 멈춰 물도 건넸어요.

마을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놀라며 환호했어요.
아들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마음은 조용히 단단해졌어요.
그날 이후, 아들은 어머니의 말을 흘려듣지 않았고, 자기가 한 말엔 자기가 책임지려 애썼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인물 핵심 재주/능력 성격과 상징 이야기에서의 기능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소년(아들) 배우며 버티는 힘,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힘 미숙함에서 책임감으로 이동하는 성장의 상징 시련을 통해 변화하는 주인공 마음먹은 뒤의 “실천”이 사람을 바꾼다
어머니 인내와 돌봄, 가족의 중심 익숙해서 놓치기 쉬운 사랑의 상징 소년이 성장하도록 만드는 계기 가까운 사랑일수록 더 자주 살펴야 한다
밭일 할아버지 길을 보는 지혜, 조건 있는 도움 삶의 규칙(노력→보상)을 상징 첫 번째 훈련과 도구(지팡이) 제공 도움은 준비된 마음에게 더 크게 온다
나무꾼 노동의 가치, 실용적 지혜 힘의 쓰임과 매듭(기술)을 상징 두 번째 훈련과 도구(새끼줄) 제공 기술은 땀에서 나오고, 땀은 용기를 만든다
괴물 새(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압도적인 힘과 공포 두려움 그 자체, 넘어야 할 벽 위기와 결단의 시험대 두려움은 사라지기보다 “다루는 법”을 배우게 한다
마을 사람들 공동체의 시선 소문·두려움·응원의 집합 변화의 결과를 비추는 거울 성장의 흔적은 주변에도 전해진다


감상포인트

  • 소년이 “말로만 아는 마음”에서 “몸으로 지키는 마음”으로 옮겨 가는 과정이 장면마다 보입니다.

  • 할아버지와 나무꾼의 도움은 선물이면서도 ‘노력’과 연결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책임의 감각을 전합니다.

  • 괴물 새를 이기는 방식이 ‘더 센 힘’이 아니라, 도구와 매듭, 침착함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 어머니를 구하고 난 뒤, 소년이 가장 크게 달라지는 곳은 표정보다 “태도”라는 점이 오래 남습니다.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1: 사랑은 익숙해질수록 더 조심히 다뤄야 합니다.

  • 핵심 명제 2: 성장의 증거는 말이 아니라, 선택 뒤에 따라오는 행동입니다.

요즘의 삶으로 옮겨 보면, “괴물 새”는 시험, 관계의 갈등, 미루던 책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그때 필요한 건 겁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겁이 나도 한 걸음씩 해내는 사람이 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교훈과 메시지

  • 부모님의 사랑을 ‘늘 거기 있는 것’처럼 여기지 않고, 지금의 말과 행동으로 고마움을 표현해 보게 합니다.

  • 힘든 일을 겪는 과정이 사람을 다듬고, 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을 키운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 책임감은 거창한 선언에서 시작되지 않고, 작은 일을 끝까지 해내는 습관에서 자란다는 걸 알려 줍니다.

  •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먼저 “내가 움직여야 한다”는 마음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걸 전합니다.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은 “효도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고, 한 아이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들려줍니다. 오늘 하루, 내가 당연하게 받아온 사랑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고, 작은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 보면 어떨까요?
읽으시면서 가장 마음에 남은 장면이 있었나요? 댓글로 함께 나눠 주시면 더 풍성하게 이야기해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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