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인공은 별명이 “밥벌레 장군”인 총각입니다. 밥은 누구보다 잘 먹는데, 힘은 약하고 일도 서툴러 늘 놀림을 받지요.
그런데 어느 날, “호랑이를 잡아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인생이 휙 바뀝니다. 조롱이 칭송으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요?
전래동화 : 밥만 먹는 밥벌레 장군
사람들은 그 총각을 보고 킥킥 웃으며 불렀지요.
“밥벌레 장군 나가신다!”
왜 그런 별명이 붙었냐고요?
총각은 밥을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아침에도
냠냠, 점심에도 냠냠, 저녁에도 냠냠.
밥그릇이 “텅!” 소리 나면, 총각 입이
“또!” 하고 열렸어요.
몸집은 제법 컸지만, 이상하게 힘은 약했습니다.
장작 한 토막 들면 팔이
후들후들, 물동이 들면 아이고 아이고.
집안일을 돕기엔 손이 느렸고,
일손을 보태기엔 마음이 더디게 움직였지요.
그러다 보니 집안 살림은 점점 팍팍해졌습니다.
어느 날, 부모님이 총각을
불러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얘야, 이제는 너도 세상에 나가 네 몫을 찾아야겠다.
밥을 먹는 만큼, 네
길도 찾아보거라.”
총각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은 허전했어요.
그래도 배는 고프지요.
총각은 여기저기 떠돌며 밥 한 끼 얻어먹고, 하룻밤 쉬어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깊은 산골짜기에서 초가집 한 채를 만났습니다.
총각이 문
앞을 기웃거리자, 아낙네가 나와 말했어요.
“총각님, 얼굴이 핼쑥하시네요. 들어오셔서 밥 한 끼 하고 가세요.”
밥이라는 말에 총각 눈이 번쩍!
총각은 방바닥에 다소곳이 앉았고, 따끈한
밥상이 나왔습니다.
총각은 밥을 정말 맛있게, 정말 빠르게 먹었습니다.
아낙네는
놀라면서도 밥을 더 퍼 주었지요.
밥상이 몇 번이나 비워질 즈음, 아낙네가 한숨을 푹 쉬었습니다.
“사실은요… 제 남편이 호랑이에게 해를 입고,
세 아들은 그 호랑이를
잡겠다며 날마다 산에 올라가요.
총각님은 체격이 든든해 보이니… 혹시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총각은 속으로 ‘아이고야’ 했지만, 입은 먼저 나갔습니다.
배가 든든하면
말도 커지는 법이지요.
“호랑이요? 에이, 뭐 그쯤이야… 제가 해 보지요!”
그때 마침, 밖에서 쿵쿵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낙네의 세 아들이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어요.
형제들은 총각을 보더니 반짝이는 눈으로 인사했지요.
“정말 도와주신다고요? 그럼 내일 새벽에 같이 산으로 가요!”
총각은 밥값이 목에 걸린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그래요. 내일… 가
봅시다.”
다음 날, 총각은 형제들과 산길을 올랐습니다.
산바람은 차갑고, 나뭇잎은
바스락바스락.
형제들은 말했어요.
“장군님은 여기 길목에 서 계세요.
저희가 위에서 호랑이를 몰아 내리면,
내려오는 길을 막아 주세요!”
총각은 ‘장군님’이란 말에 어깨가 괜히 으쓱했지만,
속마음은 콩닥콩닥 뛰고
있었지요.
잠시 뒤, 위쪽에서 “어이야!” “조심해!” 고함이 들리더니…
산 아래로 커다란
그림자가 쿵쿵 내려왔습니다.
호랑이였습니다.
눈빛이 번뜩, 발소리가 쿵, 꼬리가 휙!
총각은 순간 몸이 얼어붙었어요.
그 다음엔… 다리가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후다닥! 총각은 가까운 나무를 붙잡고 잽싸게 올라갔지요.
호랑이는 나무 아래에서 으르렁거리며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그러더니
나무를 긁고, 앞발을 툭! 하고 올렸어요.
“어… 어… 어…!”
총각은 겁이 나서 두 손에 땀이 송골송골.
그런데 바로 그때였어요.
총각이
어제 형제들이 챙겨 준 찹쌀떡 보따리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지
뭐예요.
총각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이거라도 던져야겠다!”
총각이 보따리를 낚아채 아래로 “휙!” 던졌습니다.
그런데요, 그 보따리가
그냥 떡이 아니었어요.
찹쌀떡을 찧을 때 나온
끈끈한 떡물이 잔뜩 묻어 있었지요.
보따리는 호랑이 얼굴 앞에서 “퍽!” 하고 터졌습니다.
끈끈한 떡물이 호랑이
코와 수염에 착! 달라붙었어요.
호랑이는 깜짝 놀라
“크르릉?!” 하며 앞발로 얼굴을 벅벅 문질렀습니다.
그런데
떡물은 문지를수록 더 끈끈해졌지요.
호랑이는 당황해서 뒤로 물러났다가, 발을 헛디뎌 “미끄덩!”
그 바람에 나무
옆 갈라진 뿌리 사이에 앞발이 쏙 끼고 말았습니다.
“크헝…!”
바로 그때, 산 위에서 내려오던 삼 형제가 소리를 듣고 달려왔어요.
형제들은
상황을 보자마자 눈이 동그래졌지요.
“장군님이 호랑이를 막으셨어요!”
“호랑이가 꼼짝을 못 해요!”
총각은 나무 위에서 조용히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하지만 형제들의 눈빛이
너무 반짝여서…
총각은 어깨를 살짝 펴고 말했지요.
“흠, 호랑이 정도야… 길만 잘 막으면 되지.”
형제들은 재빨리 밧줄을 꺼내 호랑이를 단단히 묶었습니다.
호랑이는 끈끈한
떡물 때문에 더 허둥대며 빠져나오지 못했지요.
집으로 돌아오자, 아낙네는 두 손을 꼭 잡고 울먹였어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날부터 아낙네와 삼 형제는 총각을 살갑게 대접했습니다.
총각은 따뜻한
밥을 먹으며, 처음으로 마음이 편해졌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총각이 밥을 먹을 때마다, 예전처럼 허허
웃기만 하던 모습이 아니라…
숟가락이 멈출 때가 생긴 거예요.
‘내가… 정말 도움이 되었네.’
‘한 번 더… 잘해 보고 싶다.’
총각은 밥을 먹고 나면 마당을 쓸었고, 장작도 조금씩 옮겼습니다.
처음엔
비틀비틀, 다음엔 성큼성큼.
삼 형제도 옆에서 맞장구를 쳐 주었지요.
“장군님, 오늘은 장작을 더 빨리 옮기시네요!”
“장군님, 밥도 맛있게
드시고요!”
총각은 얼굴이 빨개졌지만, 웃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밥을 많이 먹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힘이 될 수도 있겠구나.’
마을로 소문이 퍼졌습니다.
“밥벌레 장군이 호랑이를 물리쳤대!”
사람들은
이제 총각을 놀리기보다, 신기해하며 바라보았지요.
총각은 그날 이후, 밥을 먹을 때마다 마음속으로 약속했습니다.
‘나도 내
몫을 하자. 밥값을 하자.’
그리고… 오늘도 밥 한 숟갈을 뜨며,
조용히 웃었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밥벌레 장군(총각) | 큰 식욕, 위기 순간의 임기응변, 변화의 의지 | 낙인에서 성장으로 | 조롱이 칭송으로 바뀌는 주인공 | 평가보다 ‘변화’가 사람을 만듭니다 |
| 부모님 | 현실 감각, 결단 | 자립의 문턱 | 총각을 세상으로 내보냄 | 떠밀림이 시작이 되기도 합니다 |
| 아낙네 | 돌봄, 간절함 | 생존과 부탁 | 사건을 여는 인물 |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
| 삼 형제 | 협력, 실행력 | 팀워크 | 총각의 ‘결과’를 완성함 | 성과는 함께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
| 호랑이 | 위협, 두려움 | 마음속 공포의 상징 | 변화를 촉발하는 시련 | 겁이 나도 선택은 남습니다 |
감상포인트
밥벌레 장군 총각의 성공은 “힘”이 아니라 엉겁결의 임기응변과 주변의 협력에서 완성됩니다. 그래서 더 사람 사는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별명은 쉽게 붙지만, 별명이 바뀌려면 한 번의 사건과 그 뒤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또렷합니다.
삼 형제의 역할이 커서, “영웅”이라는 말이 개인의 업적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음을 보여 줍니다.
총각이 이후에 책임을 배우는 흐름은, 우연한 계기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따뜻하게 남깁니다.
이야기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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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사람은 한 번의 평가로 고정되지 않고, 경험과 태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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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성과는 개인의 용기뿐 아니라, 함께 움직인 손과 마음으로 완성됩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이 이야기는 “결과 중심의 칭찬”이 가진 위험과 가능성을 함께 보여 줍니다. 우연이든 실력이든 결과가 나오면 세상은 박수를 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총각이 그 경험을 핑계로 거만해질 수도 있었고, 반대로 책임을 배우는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었지요. 이야기 속 총각은 후자를 선택하면서 ‘조롱’의 이름을 ‘칭송’으로 바꿉니다.
여러분은 “내 별명이 바뀐 순간”이 있었나요?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면 가볍게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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