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이미지 제공: Igniel
미소의 그림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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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이야기]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복수를 꿈꾸던 호랑이가 팥을 키우며 마음을 배우고, 팥죽 한 그릇으로 사과와 화해에 이르는 따뜻한 전래동화 구연 버전.
옛날이야기는 웃음과 교훈을 넘어, 마음을 다루는 법을 조용히 알려줍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뒤에 이어지는, 조금은 엉뚱하고도 따뜻한 뒷이야기예요.

겉으로는 “복수”로 시작하지만, 속에는 “이해”와 “반성”이 자랍니다. 누군가에게 했던 행동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스스로 깨닫는 순간이 찾아오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말로만이 아니라 손으로 땀 흘려 얻은 마음이 한 그릇 팥죽이 되어 건네집니다. 아이에게는 장면이 또렷한 이야기로, 어른에게는 관계와 책임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로 다가올 거예요.


전래동화 :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옛날 옛날에요.
팥죽 할머니 집에는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알밤, 자라, 물찌똥, 송곳, 돌절구, 멍석, 지게.
일곱 녀석이 힘을 합쳐, 얄미운 호랑이를 혼쭐내고 나서였지요.

할머니는 한숨을 “후우—” 내쉬며 말했어요.
“이제는 조용히 살 수 있겠구나.”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그런데요… 강물에 풍덩 빠졌던 그 호랑이가,
어푸어푸! 겨우겨우 살아 올라왔습니다.

털은 축 늘어지고, 몸은 덜덜 떨리고,
눈은 불씨처럼 번쩍였지요.

“내가… 내가 그런 꼴을 당하다니!
두고 봐라. 꼭 되갚아 주겠어!”

호랑이는 굴로 돌아가 앉았습니다.
팔짱을 끼고 끙… 끙… 생각을 했지요.

“음… 내 꾀로는 안 돼.
저 녀석들, 너무 영리했어.
그래, 신령님을 찾아가야겠어!”

호랑이는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안개가 살랑살랑, 솔바람이 사각사각.
그곳에는 소문난 신령님이 계셨지요.

호랑이는 털썩 무릎을 꿇고 말했습니다.
“신령님! 저를 골탕 먹인 녀석들에게 되갚을 길을 알려 주세요!”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신령님은 호랑이를 한참 바라보더니,
조용히 한 되짜리 팥을 내밀었습니다.

“이 팥을 심어라.”

호랑이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팥을요? 복수는요?”

신령님은 웃기만 했습니다.
호랑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팥을 들고 내려왔지요.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밭을 찾은 호랑이는 흙을 대충 팍팍 파고,
팥을 툭툭 뿌리고, 발로 쿵쿵 밟아 덮었습니다.

“자, 됐다! 이제 자라라!”

그리고는 나무 그늘에 벌렁 누워 하품을 했지요.
“으아— 졸려… 팥아, 빨리 자라라…”

며칠이 지나도 밭은 조용했습니다.
싹은커녕, 흙만 덩그러니.

호랑이는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뭐야! 왜 안 자라?! 신령님이 날 속였나?!”

호랑이는 다시 산으로 달려갔습니다.
“신령님! 팥이 안 자라요!”

신령님이 물었습니다.
“땅을 고르고, 물을 주었느냐?”

호랑이는 귀끝이 빨개졌습니다.
“…아니요.”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신령님은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
다시 해 보아라. 손을 움직여라.”

호랑이는 돌아와 밭을 바라봤습니다.
괜히 흙을 만지작만지작…
그러다 한숨을 “후—” 쉬고는, 삽질을 시작했습니다.

푹! 푹!
돌을 골라내고, 흙을 부드럽게 고르고,
아침에는 물을 길어 붓고, 저녁에는 풀을 뽑았습니다.

“에구구… 농사는 힘든 거였네…”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어느 날 아침,
흙 사이에서 초록빛이 쏙! 올라왔습니다.

“어? 어어? 싹이다!”

호랑이는 두 눈을 반짝이며 밭에 쪼그려 앉았습니다.
잎이 자라고, 꽃이 피고, 꼬투리가 통통해질수록
호랑이 마음도 이상하게 달라졌지요.

물뿌리개를 들고 서 있다가, 호랑이가 중얼거렸습니다.
“팥죽 할머니도… 이렇게 고생했겠지.”
“그런데 나는 그 팥죽을… 뺏으려 했어.”
“내가 참… 못됐구나.”

호랑이는 처음으로,
자기 행동이 남에게 어떤 모습이었는지 떠올렸습니다.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마침내 팥이 가득 열렸습니다.
호랑이는 팥을 자루에 담으며 땀을 훔쳤지요.

“휴… 이건 그냥 팥이 아니야.
내가 땀 흘려 키운… 마음 같은 거야.”

호랑이는 신령님을 찾아가 말했습니다.
“신령님! 팥을 다 길렀어요! 이제… 복수하러 가도 되죠?”

신령님은 빙그레 웃었습니다.
“좋다. 네가 배운 것을 가지고 다녀오너라.”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호랑이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할머니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요.
할머니 집 앞에 도착한 호랑이는 걸음을 멈췄습니다.

집 안이 왁자지껄했거든요.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할머니! 문은 이렇게 닫아야 해요!” (지게가 덜컹!)
“팥은 제가 지킬 거예요!” (돌절구가 쿵!)
“저도! 저도!” (알밤이 통통!)
“이쪽으로 오시면 안 돼요!” (송곳이 콕—)
“할머니, 앉으세요, 앉으세요!” (멍석이 촤악!)
“물은 제가 볼게요!” (자라가 첨벙!)
“앗! 바닥 조심!” (물찌똥이 미끌!)

일곱 녀석이 할머니를 “지킨다!”며 부산을 떨다가,
할머니는 눈이 핑핑 돌아가고 있었어요.

“얘들아… 할머니는 숨 좀 쉬자꾸나…”

그 모습을 본 호랑이가,
마음속에서 뭔가가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저건… 내가 했던 모습이랑 닮았잖아.”

호랑이는 문턱에 서서 크게 외쳤습니다.
“얘들아! 잠깐!”

일곱 녀석이 깜짝 놀라 우르르 뒤로 물러섰습니다.

호랑이는 한 발, 한 발 조심히 들어오며 말했어요.
“너희가 할머니를 아끼는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할머니가 힘들어하시잖아.”
“지키는 마음도… 상대 마음을 먼저 봐야 해.”

일곱 녀석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우리가… 너무 신났나?”
“우리가… 할머니를 더 피곤하게 했나?”

할머니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응, 얘들아. 마음은 고마운데… 조금만 조용히 해 주렴.”

일곱 녀석은 “시무룩…” 작아졌지요.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그날 저녁, 호랑이는 자기가 기른 팥으로
정성껏 팥죽을 쑤었습니다.

보글보글…
달그락달그락…

호랑이는 팥죽 그릇을 두 손으로 들고,
할머니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할머니… 제가 예전에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가 키운 팥으로 팥죽을 쑤었습니다.”
“부디… 제 마음을 받아 주세요.”

할머니는 호랑이를 한참 바라보다가,
따뜻하게 말했습니다.

“그래. 네 마음이 참 단단해졌구나.”
“그 마음으로 살면, 숲도 너를 무서워하지 않을 게야.”

호랑이 눈이 촉촉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할머니.”

일곱 녀석도 조용히 다가와 고개를 숙였지요.
“할머니, 우리도… 너무 앞서갔어요.”
“앞으로는 할머니 마음부터 볼게요.”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할머니는 웃으며 팥죽을 한 숟갈 떠 주었습니다.
“자, 다 같이 먹자꾸나.”

호랑이와 일곱 녀석이,
후후 불어가며 팥죽을 먹었습니다.

그 뒤로 호랑이는 숲에서 함부로 힘을 쓰지 않았고,
어려운 동물이 보이면 도와주었다고 해요.

그리고 할머니 집에는요,

평화가 “포근포근” 오래 머물렀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인물 핵심 재주/능력 성격과 상징 이야기에서의 기능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팥죽 할머니 팥을 기르고 팥죽을 쑤는 살림 지혜 성실, 인내, 포용(용서의 상징) 갈등의 중심이자 화해의 문을 여는 인물 사과를 받는 힘, 관계를 다시 여는 따뜻함
호랑이 힘, 추진력(그리고 배움의 속도) 분노에서 성찰로 이동(성숙의 상징) ‘되갚음’에서 ‘이해’로 방향을 바꾸는 주인공 경험이 사람을 바꾸고, 책임이 마음을 키운다는 것
알밤 작지만 단단함 발랄함, 자신감 팀의 분위기, ‘의욕’의 면 의욕이 배려와 만나야 힘이 된다
자라 물과 인내 차분함, 꾸준함 안전을 챙기려는 마음 지키려는 마음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물찌똥 미끄러짐(변수를 만드는 힘) 장난기, 예측불가 해학을 만드는 장치 웃음 속에서도 선을 배우게 된다
송곳 콕 집는 정확함 예민함, 날카로운 정의감 문제를 빠르게 지적 ‘옳음’이 ‘상대 마음’과 함께 갈 때 빛난다
돌절구 무게와 힘 듬직함, 직진 결정을 굳히는 역할 강한 힘일수록 쓰임을 돌아봐야 한다
멍석 펼쳐 감싸는 힘 포근함, 보호 본능 안전망 같은 존재 보호가 통제처럼 느껴지지 않게 조심하기
지게 짐을 나르는 도움 실용적, 성실 돕고 싶은 마음의 구현 도와주는 일도 상대의 숨 쉴 틈을 남겨야 한다
신령님 길을 내는 지혜 말보다 경험을 주는 스승 깨달음을 유도하는 장치 변화는 ‘가르침’보다 ‘겪어봄’에서 시작된다


감상포인트
  • 복수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이 재미있습니다. 호랑이는 “되갚기”를 품고 출발했지만, 밭에서 땀을 흘리며 마음이 다른 쪽으로 자라지요.

  • 신령님의 처방이 ‘팥 한 되’인 이유가 곱씹을수록 깊습니다. 벌을 주기보다, 스스로 느끼게 만드는 방식이 관계를 살립니다.

  • 일곱 녀석의 ‘선한 과잉’이 해학적으로 그려집니다. 지키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상대가 숨이 막힐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 사과가 말로 끝나지 않는 장면이 따뜻합니다. 호랑이가 직접 기른 팥으로 팥죽을 쑤는 장면은 책임과 회복의 상징이에요.

  • 용서가 약함이 아니라 선택으로 그려집니다. 할머니는 호랑이의 변화와 노력을 보고 관계를 다시 엽니다.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1: 사람은 ‘겪어 본 마음’으로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

  • 핵심 명제 2: 힘과 의욕은 배려와 만나야 도움이 된다.

현대적으로 보면, 이 이야기는 “가해-피해”의 구도를 오래 끌지 않고 회복과 책임으로 옮겨 갑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관계가 달라지기 어렵고, 행동을 바꾸는 경험과 실천이 뒤따를 때 진짜 변화가 생긴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또한 ‘좋은 마음’도 상대의 상황을 먼저 보지 않으면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일곱 녀석의 소동으로 유쾌하게 보여 줍니다.



교훈과 메시지
  • 상대 입장을 상상하는 힘은, 책상 위 생각보다 손에 묻은 경험에서 더 자랍니다.

  • 사과는 말로만 매듭짓지 않고, 바뀐 행동으로 이어질 때 신뢰가 생깁니다.

  • 누군가를 돕고 지키려는 마음도, 상대가 숨 쉴 자리를 남겨야 따뜻한 도움이 됩니다.

  • 용서는 모든 것을 잊는 일이 아니라, 변화를 보고 새 출발을 허락하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은 웃다가도 마음이 찡해지는 이야기입니다. 미안함이 ‘한 그릇의 팥죽’이 될 때, 관계는 다시 포근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거든요. 여러분이라면 호랑이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으신가요? 아이와 함께 읽으셨다면,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도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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