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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의 그림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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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이야기] 종이에 싼 당나귀

어머니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따른 막내의 실수가 웃음이 되고 행운이 되는 전래동화. 맥락의 지혜와 배우는 태도를 따뜻한 구연으로 담았습니다.

말을 잘 듣는다는 건 참 예쁜 일이에요. 특히 어른의 마음을 헤아리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아이를 보면, 누구든 미소가 나지요.

그런데요, 말에는 “뜻”이 숨어 있고, 상황에는 “맥락”이 숨어 있답니다. 누군가는 그 둘을 자연스럽게 맞춰 보지만, 누군가는 말 그대로를 꼭 붙잡고 따라가기도 해요.

종이에 싼 당나귀

오늘 이야기 《종이에 싼 당나귀》는 “너무 잘 듣는” 막내의 좌충우돌이 웃음이 되고, 그 웃음이 뜻밖의 행운으로 이어지는 전래동화예요. 실수 속에서도 배우려는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따뜻하게 보여 준답니다.



전래동화 : 종이에 싼 당나귀

옛날 옛적,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에 어머니와 세 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첫째와 둘째는 잔머리가 제법 굴러가는 편이었고요, 막내는 마음이 참 맑았지요.

종이에 싼 당나귀

막내는 어머니 말씀을 들으면, 한 글자도 놓치지 않으려 했어요.

어머니가 “이리해라” 하시면 “네!” 하고, 곧장 달려가 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막내가 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데 있었어요.

어느 날 막내가 이웃 마을로 품을 팔러 갔어요.

종이에 싼 당나귀

해가 뉘엿뉘엿할 때까지 부지런히 일하고, 품삯으로 돈 서 푼을 받았지요.

막내는 돈을 손에 꼭 쥐고, 길가를 콧노래 부르며 걸어왔어요.
“룰루랄라, 어머니가 기뻐하시겠다!”

그런데 집에 도착해 보니… 막내 손이 텅 비었어요.
어머니가 눈이 휘둥그레져 물었지요.

“어이구, 막내야. 돈은 어디 갔니?”
막내가 씩씩하게 대답했어요.

종이에 싼 당나귀

“우물가에 두고 왔어요!”

어머니가 이마를 짚으며 말씀하셨어요.

“아이고야… 돈은 호주머니에 넣어 와야지. 손에 들고 다니면 떨어뜨리기 쉬워.”
막내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어요.

종이에 싼 당나귀


“네, 어머니! 다음에는 꼭 호주머니에 넣어 올게요!”

첫째와 둘째는 뒤에서 킥킥 웃었지만, 막내는 아주 진지했답니다.

다음 날도 막내는 품을 팔러 갔어요.
이번엔 품삯으로 강아지 한 마리를 받았지요.

막내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가다가, 문득 어머니 말씀이 떠올랐어요.
‘호주머니에 넣어 오라 하셨지!’

막내는 강아지를 호주머니로 쏙— 넣으려 했어요.

종이에 싼 당나귀


강아지는 “깨갱! 깨갱!” 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버둥거렸지요.

“가만히 있어! 어머니 말씀이야!”
막내가 용을 쓰는 바람에, 강아지는 더 답답해졌어요.
결국 실밥이 찢어지며 휙— 하고 뛰쳐나가, 저 멀리 달아나 버렸답니다.

집에 돌아온 막내를 본 어머니가 물으셨어요.
“강아지는 어디 있니?”
막내가 풀이 죽어 대답했지요.
“호주머니에 넣었는데… 도망가 버렸어요.”

어머니가 숨을 한번 고르고 말씀하셨어요.

종이에 싼 당나귀


“아이고, 강아지를 호주머니에 넣는 법이 어디 있니. 다음에는 새끼줄로 살살 묶어서 끌고 오렴.”
막내는 또 단단히 약속했어요.
“네, 어머니! 다음엔 꼭 새끼줄로 묶어 올게요!”

그다음 날, 막내는 또 품을 팔았어요.
이번에는 통통한 생선 한 마리가 품삯이었지요.

막내는 ‘이번엔 새끼줄!’ 하고, 생선 꼬리에 새끼줄을 꽁꽁 묶었어요.

종이에 싼 당나귀


그리고는 흙길 위를 질질— 질질— 끌고 왔답니다.

바람이 슝, 먼지가 폴폴.
생선은 “나는 생선인데… 나는 끌려가네…” 하는 얼굴이었지요.

집에 도착하니 생선은… 어휴, 살점이 거의 떨어져 뼈가 드러났어요.
어머니가 놀라서 손뼉을 쳤어요.
“아이고야! 생선을 끌고 오면 어떡하니!”

막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어요.
“어머니가 새끼줄로 묶으라 하셔서요!”

어머니가 막내 어깨를 토닥이며 설명해 주셨어요.
“맞아, 묶으라 했지. 하지만 생선은 끌면 상하잖니. 다음엔 종이로 곱게 싸서 가져오렴.”
막내는 두 손을 모아 또 외쳤지요.
“네, 어머니! 다음엔 꼭 종이에 싸서 올게요!”

첫째와 둘째는 또 킥킥 웃었지만, 막내는 정말로 배운다고 생각했답니다.

며칠 뒤, 막내는 큰일을 도왔어요.

종이에 싼 당나귀

어깨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도록 열심히 일한 끝에, 품삯으로 무려 당나귀 한 마리를 받았지요!

당나귀는 귀가 쫑긋, 눈이 동글.
“히잉?” 하고 울며 막내를 바라봤어요.

막내는 잠깐 멈칫했어요.
‘이건… 호주머니엔 못 넣지. 새끼줄로 끌면… 어머니가 싫어하시겠지? 아, 그래! 종이로 싸서!’

종이에 싼 당나귀

막내는 커다란 종이를 구해 와서 당
나귀를 “슥슥, 바스락바스락” 둘러쌌어요.
그리고 새끼줄로 “칭칭칭!” 묶었지요.
막내는 어깨에 메려고 끙차, 끙차 했답니다.

하지만 당나귀는 당나귀예요.
무겁기도 하고, 간지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몸을 실룩실룩 흔들었지요.
막내는 “어휴, 어휴!” 하며 땀을 닦았어요.

그때 마침, 마을 길로 사또의 가마가 지나가고 있었어요.
가마 안에는 사또의 딸이 앉아 있었지요.

사또의 딸은 목에 작은 생선가시가 걸려 말하기도 힘들고, 표정도 축 처져 있었어요.
그런데요—

가마 창 너머로 막내가 종이에 싸인 당나귀를 끙차끙차 메려는 모습을 본 순간!
사또의 딸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종이에 싼 당나귀

“푸핫! 하하하하!”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배를 잡고 깔깔, 깔깔!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콜록!” 하고 기침을 했는데요,
그 순간 목에 걸린 생선가시가 “툭!” 하고 빠져나온 거예요!

사또의 딸이 놀라서 목을 만지며 말했지요.
“어머? 나… 편해졌어!”

가마가 멈추고, 사또가 달려 나왔어요.
“이게 무슨 일이냐!”

사또의 딸이 눈물을 닦으며 손가락으로 막내를 가리켰어요.
“아버지, 저 아이를 보다가 웃음이 나서… 목이 편해졌어요!”

사또는 막내를 불러 세웠답니다.
막내는 종이에 싸인 당나귀 옆에서, 얼굴이 빨개져 꾸벅 인사했어요.

사또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지요.
“허허! 네가 우리 딸을 편하게 해 주었구나. 게다가 어머니 말씀을 그렇게 잘 듣는구나!”

그리고는 상을 내렸어요.
쌀도, 베도, 돈도 넉넉히 주었지요.

종이에 싼 당나귀

막내는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께 말했어요.
“어머니! 어머니 말씀을 지키려다 이런 일이 생겼어요!”

어머니는 막내를 꼭 안아 주었답니다.
첫째와 둘째도 머쓱하게 웃으며 막내 등을 두드렸지요.

그 뒤로 세 형제는 어머니 말씀을 잘 듣되, “어머니, 이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고 한 번 더 물어보는 지혜도 배우며,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인물 핵심 재주/능력 성격과 상징 이야기에서의 기능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막내(아이) 성실함, 실행력, 순수한 믿음 맑고 진지함 / “말을 믿는 마음” 반복 실수와 행운의 중심축 배우려는 마음이 있으면 실수도 자산이 될 수 있어요
어머니 삶의 지혜, 훈육, 현실 감각 단단하지만 따뜻함 / “맥락의 안내자” 막내에게 방향을 주는 인물 조언은 ‘상황’과 함께 전해져야 힘이 생겨요
첫째 형 관찰력, 현실적 판단 능청스러움 / “상식” 막내의 거울, 웃음의 장치 남의 실수도 배움이 될 수 있어요(비웃음 대신 이해)
둘째 형 균형감, 중재 장난기와 배려 / “중간 지점” 가족의 분위기를 잡는 역할 웃음이 상처가 되지 않게 다루는 태도가 중요해요
사또 권력, 보상 권한 체면과 호탕함 / “사회적 인정” 행운을 ‘현실의 보상’으로 바꿔 줌 기회는 예상 밖의 순간에 오기도 해요
사또의 딸 웃음, 회복의 계기 섬세함 / “웃음의 치유력” 사건 전환점(가시가 빠짐) 마음이 풀리면 몸도 한결 가벼워질 때가 있어요
마을 사람들 공동체의 시선 호기심 / “여론” 이야기의 분위기와 재미 강화 부끄러움도 함께 웃으면 덜 무거워져요


감상포인트

  • 막내의 실수는 “바보 같음”이라기보다, 배우려는 마음이 너무 커서 생긴 과속처럼 보여요. 그래서 미워지지 않고 웃음이 나요.

  • 어머니의 말은 늘 옳지만, 말만으로는 부족해요. 이 동화는 조언에는 ‘상황 설명’이 같이 와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 돈, 강아지, 생선, 당나귀로 이어지는 반복 구조가 리듬을 만들고, 아이가 “다음에는 더 잘하려는” 마음을 매번 새로 보여 줘요.

  • 마지막 장면에서 웃음이 병을 덜어 주는 설정은, 유쾌함이 삶을 살리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어요.

  • 사또의 보상은 현실적으로는 “권력의 인정”이지만, 동시에 성실함이 결국 길을 만든다는 정서적 만족을 줍니다.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1: 말은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왜 그렇게 말했는지”를 함께 알아야 지혜가 됩니다.

  • 핵심 명제 2: 실수해도 배우려는 마음이 꺾이지 않으면, 인생은 뜻밖의 길을 열어 줍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이 이야기는 “지시를 수행하는 능력”과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의 차이를 보여 줘요. 학교든 직장이든,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은 소중하지만, 더 멀리 가려면 한 가지가 더 필요하죠. “이 말의 목적이 무엇인지, 지금 상황에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에요. 막내가 마지막에 ‘물어보는 지혜’까지 배우는 순간, 순수함은 더 단단한 힘으로 자랍니다.



교훈과 메시지

  • 어른 말씀을 잘 듣는 태도는 큰 장점이지만, 한 번 더 묻는 용기가 함께할 때 더 안전하고 똑똑해집니다.

  • 실수는 끝이 아니라 과정이에요. 실수를 딛고 배움을 쌓는 사람은 결국 자기만의 운을 만들 수 있어요.

  • 웃음은 가볍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마음을 풀고 몸까지 편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종이에 싼 당나귀》는 막내의 엉뚱함을 놀리기보다, 그 속에 있는 성실함과 배움의 태도를 환하게 비춰 주는 이야기예요. 우리도 가끔 말뜻을 오해하고 실수하곤 하지만, 그때 “다시 해 보자”는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삶은 생각보다 다정하게 이어질지 몰라요.

혹시 여러분도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웃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살짝 나눠 주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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