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 ‘작은 씨앗 세 개’는 마법 도구라기보다, 기회가 싹트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태도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사랑도 “마음만”으로는 자라기 어렵고, 책임과 용기가 함께할 때 비로소 단단해진다는 점을 보여 주지요.
또 한편으로는 “도움”을 받았을 때 그걸 어떻게 써야 공정할까, “조건”이 다른 사람 사이에서 사랑이 어떤 방식으로 인정받을까 같은 생각거리도 남깁니다. 아이에게는 신나고 웃긴 장면이, 어른에게는 선택의 무게가 남는 이야기랍니다.
전래동화 : 늴리리 쿵더쿵!
옛날 옛날, 산이 푸르고 물이 맑은 시골 마을에 나무꾼 총각이 살고 있었어요.
집은
작았지만 마음은 참 따뜻했지요.
총각은 아침이면 도끼를 메고 숲으로 갔어요.
나무를 베어 장에 내다 팔아
하루 먹을 만큼만 벌었답니다.
힘들어도 총각은 늘 씩씩했어요.
“오늘도
한 걸음, 내일도 한 걸음!” 하고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총각이 장터로 가는 길에, 마을에서 제일 부자인 이 진사 댁의 외동딸을 보게
되었지요.
아가씨는 고운 한복 자락을 살랑살랑 흔들며 걸었어요.
그 모습을 본 순간,
총각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답니다.
“아… 저 분을 꼭 다시 보고 싶다.”
그런데 곧 총각은 자기 옷자락을 내려다보고 말았어요.
“나는 가난한
나무꾼인데… 마음만 가지고 될까?”
총각은 한숨을 크게 쉬었지요.
그날부터 총각은 마음속에 소원을 꼭 쥐고 살았어요.
하지만 눈만 깜빡이면
끝나는 소원은 아니었어요.
총각은 더 성실하게 일했고, 더 바르게 살려고
애썼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총각은 마을 끝 서낭나무로 갔어요.
물 한 사발을 정갈하게
떠 놓고, 두 손을 모았지요.
“신령님, 제 마음이 참 간절합니다.
저도 누군가를 지켜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이 진사 댁 아가씨와 좋은 인연이 닿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하루, 이틀, 사흘…
총각은 매일 같은 시간에 와서 조용히 빌었어요.
욕심을
부리기보다, 마음을 다잡는 기도였지요.
그런데 어느 밤, 총각이 꿈을 꾸었어요.
달빛처럼 희고 맑은 수염을 가진 신령님이 나타났답니다.
신령님은 느릿느릿 말씀하셨어요.
“총각아, 네 마음이 바람결처럼 곧구나.
오늘 밤, 이 진사 댁 뒤뜰 목단나무
아래를 살펴보아라.
흙 속에 작은 씨앗이 셋 있을 것이다.
정성껏
돌보면, 네 길이 열리리라.”
총각은 번쩍 눈을 떴어요.
“정말일까?”
가슴이 두근두근했지요.
그날 밤, 총각은 조용히 이 진사 댁 뒤뜰로 갔어요.
바람 소리만 살랑살랑,
풀벌레 소리만 찌르르.
총각은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었답니다.
목단나무 아래 흙을 조심조심 파 보니…
어머나! 정말 작은 씨앗이 세 알,
반짝하고 나왔어요.
총각은 씨앗을 소중히 품에 넣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속삭였지요.
“고맙습니다, 신령님.”
총각은 씨앗을 심었어요.
물을 주고, 흙을 다독이고, 바람이 세게 불면 잎을
가려 주었지요.
“자라라, 자라라. 늴리리~ 쿵더쿵!”
총각은 일할 때도
콧노래를 불렀답니다.
며칠이 지나자 싹이 뾰족! 올라왔어요.
그리고 작은 꽃봉오리도 맺혔지요.
그런데 첫 번째 꽃이 활짝 피던 날,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이 진사 댁
아가씨가 앉아 있는데…
“뽀옹…!”
“뽀옹뽀옹…!”
아가씨의 몸에서 우스운 소리가 자꾸만 나오는 거예요!
아가씨는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지요.
“어머, 어쩌면 좋아…” 하고요.
집안은 발칵 뒤집혔어요.
약도 써 보고, 한의원도 불러 보고, 부채질도 해
보았지만 소리는 멈추지 않았답니다.
소문은 금세 마을에 퍼졌어요.
이 진사는 걱정이 너무 커서 이렇게 말했지요.
“아가씨를 낫게 하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주겠소!”
그 말을 들은 총각은 가만히 주먹을 쥐었어요.
“지금이야. 겁만 내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총각은 진사 댁 대문 앞에 서서 또렷하게 말했어요.
“제가 아가씨를 돕겠습니다.”
사람들은 웅성웅성했지요.
“나무꾼이 뭘 안다고?”
“그래도 다른 방법이
있나?”
이 진사는 총각을 방으로 들였어요.
총각은 허리를 공손히 숙였답니다.
그리고
조심스레 말했지요.
“아가씨가 놀라지 않도록, 마음부터 편히 해 드려야
합니다.
마당에 씨앗 하나를 심고 정성껏 돌보게 해 주십시오.”
총각은 두 번째 씨앗을 아가씨 방 앞뜰에 심었어요.
매일 물을 주고 흙을
고르게 했지요.
며칠 뒤, 두 번째 꽃봉오리가 피는 날…
신기하게도 그 우스운 소리가 “뽀옹…”
하다가,
“뽀…” 하다가,
마침내 조용해졌답니다.
아가씨는 두 눈을 반짝이며 웃었어요.
“정말… 멈췄어요!”
기쁨이 방 안에
환하게 번졌지요.
이 진사는 손뼉을 탁! 치며 말했어요.
“약속대로 큰 상을 주겠소!”
하지만 총각은 고개를 저었어요.
“저는 돈보다… 제 마음을 받고 싶습니다.
따님과
혼인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아가씨는 잠깐 입술을 꾹 다물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도…
총각님이 믿음직해요.”
이 진사는 한숨을 쉬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지요.
“그래, 사람 마음이 제일
큰 재산이지.”
그렇게 두 사람은 잔칫날을 정하고, 마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혼인했어요.
장구
소리 둥둥, 꽹과리 소리 챙챙!
“늴리리~ 쿵더쿵!”
마을이 하루 종일
들썩였답니다.
마지막으로 총각은 세 번째 씨앗을 조용한 마당에 심었어요.
그 씨앗은 아주
천천히, 아주 단단하게 자라서
두 사람의 집에 그늘도 만들어 주고, 계절마다
꽃도 피워 주었답니다.
총각은 신령님의 도움을 마음에 새기며 이웃도 살폈어요.
장에 나갈 때는
할머니 짐도 들어 드리고,
겨울에는 장작도 나누어 주었지요.
아가씨도 함께 웃으며 말했어요.
“우리 집 나무도, 우리 마음도… 같이
자라나나 봐요.”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기대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나무꾼 총각 | 성실함, 실행력, 용기 | 노력의 상징, 기회를 키우는 사람 | 소원을 행동으로 바꾸어 변화의 문을 엶 | 간절함은 손발이 움직일 때 힘이 됩니다 |
| 진사 댁 아가씨 | 마음을 살피는 눈, 솔직함 | 조건 너머의 선택, 체면과 자존감 | 변화의 ‘목표’가 아니라 주체로서 결정을 내림 | 사랑은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
| 이 진사 | 권한, 판단력 | 사회적 기준(재산/체면), 보호자 | 보상과 허락을 쥔 인물, 조건의 벽 | 기준은 바뀔 수 있고, 사람을 보는 눈이 중요합니다 |
| 신령님 | 지혜, 상징적 개입 | 길잡이, 마음의 거울 | 기회의 씨앗을 건네고 방향을 제시 | 도움은 시작일 뿐, 선택과 책임은 사람 몫입니다 |
| 마을 사람들/집안사람들 | 소문, 여론 | 공동체의 시선 | 문제를 키우기도, 축복을 더하기도 함 | 말의 힘을 조심히 쓰고, 회복을 함께 응원해야 합니다 |
감상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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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운 소동이 나오지만, 그 웃음이 누군가를 놀리기보다 “문제는 풀릴 수 있다”는 안도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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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이 ‘바라기만’ 하지 않고, 매일 찾아가 빌고 매일 씨앗을 돌보는 과정이 이야기의 박자를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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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가 내건 보상(재산)과 총각이 원하는 것(혼인)이 다르다는 대목에서, 가치의 우선순위가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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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가 마지막에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은, 사랑이 “선물처럼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심으로 완성되는 것”임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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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씨앗이 ‘둘만의 집’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행복이 사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란다는 여운을 남깁니다.
이야기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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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1: 간절한 마음은 행동을 만나야 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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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2: 사랑은 조건이 아니라 태도와 책임으로 증명됩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씨앗 세 개는 “운”이 아니라 “기회 관리”에 가깝습니다. 작은 가능성을 발견했을 때, 조급함 대신 꾸준히 돌보는 사람이 결국 결과를 맞이하지요. 다만 이 과정에서 남의 경계를 넘지 않는 배려, 도움을 받았을 때의 감사와 환원까지 함께 생각하면, 이야기는 더 건강한 방향으로 확장됩니다.
교훈과 메시지
이 이야기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마음을 접지 않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는 태도를 보여 줍니다. 소원은 입속에서만 굴리면 작아지지만, 물을 주듯 꾸준히 돌보면 어느 순간 꽃을 피우지요.또한 관계는 조건표로만 정해지지 않습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책임 있게 다가갈 때, 서로의 선택이 만나 “함께”가 됩니다. 그리고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 도움을 자기 안에서만 끝내지 않고, 이웃에게 흘려보낼 때 더 따뜻한 결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읽으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이 있었다면, 댓글로 살짝 들려주셔도 좋아요. 아이와 함께 읽었다면 어떤 부분에서 웃었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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