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는 높은 나무 위 둥지에서 새끼를 키우는 까치와, 힘으로 겁을 주며 원하는 걸 빼앗으려는 호랑이, 그리고 조용히 상황을 뒤집는 토끼가 등장합니다. 누군가 혼자 버티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손을 잡을 때 길이 열리는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어요.
전래동화 : 까치와 호랑이와 토끼
깊고 푸른 산골짜기, 바람이 솔솔 부는 숲이 있었어요.그 숲 한가운데, 아주 높은 나무 위에 까치가 둥지를 틀고 살았지요.
둥지에는 새끼 까치 네 마리.
“까악! 까악!”
아기들은 배가 고프면
합창을 했고, 엄마 까치는 날마다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주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어요.
나무 아래로 커다란 호랑이가 어슬렁어슬렁 지나가다가, 위를 휙 올려다봤지요.
“음… 저 위에서 들리는 소리는 뭐지?”
새끼들의 울음소리를 듣자, 호랑이 눈이 번쩍! 입가에 침이 살짝 고였어요.
호랑이가 말했어요.
“까치야, 까치야! 새끼 한 마리만 내게 내놓아라. 안 그러면… 내가 더
무서운 일을 할지도 몰라.”
까치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새끼를 품에 꼭 안고 싶었지만, 호랑이의
목소리가 너무 컸지요.
결국 까치는 눈물을 글썽이며 새끼 한 마리를 내주고
말았어요.
호랑이는 “으흠!” 하고 만족한 소리를 내며 숲속으로 사라졌답니다.
다음 날.
또다시 호랑이가 나타났어요.
“까치야, 까치야! 오늘도 한 마리 더!”
까치는 몸이 떨렸어요. 그래도 새끼들을 지키려 애썼지만, 호랑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지요.
까치는 또 한 마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또 다음 날 아침.
호랑이가 더 성난 목소리로 외쳤어요.
“까치야! 오늘은 꼭 받아 갈 거다!”
이제 둥지에는 새끼가 하나만 남았어요.
까치는 마지막 아기를 바라보며
속삭였어요.
“우리 아가… 엄마가 지켜야 하는데…”
그때, 숲풀 사이에서 귀가 쫑긋한 작은 토끼가 폴짝폴짝 다가왔어요.
토끼가 물었지요.
“까치님, 왜 그렇게 눈이 젖어 있어요?”
까치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조심조심 들려주었어요.
토끼는 끝까지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울지 마세요. 호랑이가 크고 세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에요. 내 말만 잘 들으면 둥지를 지킬 수 있어요.”
다음 날.
호랑이가 또 왔어요.
“까치야! 마지막 새끼 내놔!”
그런데 이번엔 까치가 떨지 않았어요.
토끼가 알려준 대로, 또렷하게
말했지요.
“올라올 테면 올라와 보세요. 토끼가 말하길, 호랑이님은 저 나무 위로는 마음대로 못 올라온다던데요?”
“뭐라고?!”
호랑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꼬리가 휙휙 흔들렸어요.
“토끼 녀석이 나를 우습게 봤겠다! 당장 찾아내겠다!”
호랑이는 쿵쿵 뛰며 숲속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풀밭에서 여유롭게 앉아
있는 토끼를 발견했지요.
호랑이가 으르렁거렸어요.
“토끼야! 네가 까치를 부추겼지? 오늘은 네
차례다!”
토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도 태연했어요.
“호랑이님, 화가 나셨군요.
그런데요, 배가 고프시면 더 좋은 게 있어요.”
“좋은 거?”
“네! ‘구운 떡’이요. 따끈따끈하고 고소한 냄새가 끝내줘요.”
호랑이는 귀가 솔깃했어요.
“구운 떡? 그게 뭔데?”
토끼는 냇가로 호랑이를 안내했어요.
냇가에는 둥글둥글한 조약돌이
많았지요.
토끼가 조약돌 몇 개를 모아, 모닥불 가까이에 살짝 올려놓았어요.
“조금만
데우면, 구운 떡처럼 따끈해져요. 호호 불어 먹으면 아주 맛있답니다.”
그리고 토끼가 덧붙였어요.
“호랑이님, 약속이 있어요. 제가 ‘호호’ 하는
법을 알려드리러 잠깐 다녀올게요. 그동안 절대 먼저 입에 넣으면 안 돼요!”
호랑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참을성이 바닥났어요.
“에잇, 내가 알아서 먹지!”
호랑이는 데워진 조약돌 하나를 입에 넣었어요.
그 순간!
“앗뜨거! 으아아—!”
호랑이는 깜짝 놀라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고, 발을 동동 굴렀어요.
뜨거운
돌은 떡이 아니었거든요!
호랑이는 정신없이 냇물로 달려가 “촤아!” 하고 물을 마시고, 입을 헹구고,
“으응…” 하며 뒤로 물러났어요.
그때 숲 뒤에서 토끼 목소리가 들려왔지요.
“호랑이님, 약속을 지키셔야죠! 떡은 ‘기다림’이랑 같이 먹는 거예요!”
호랑이는 얼굴이 화끈해졌어요.
자기가 속았다는 걸 알자, 더는 부끄러워서
그 근처에 나타나지 못했답니다.
그날 이후, 까치 둥지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어요.
새끼 까치는 “까악!”
하고 씩씩하게 울었고, 엄마 까치는 토끼에게 고맙다고 인사했지요.
토끼는 말했어요.
“무서움이 올 때일수록, 마음을 차분히 붙잡아야 해요.
그리고 혼자만 끙끙대지 말고요.”
숲은 다시 고요해졌고, 나무 위 둥지에서는 따뜻한 숨소리가 이어졌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 인물 | 핵심 재주/능력 | 성격과 상징 | 이야기에서의 기능 |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
|---|---|---|---|---|
| 까치(엄마) | 돌봄, 용기 내기, 도움 요청 | 보호자, 약자이지만 포기하지 않는 마음 | 위기의 출발점이자 변화의 주체 | 두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손을 내밀면 길이 열린다 |
| 토끼 | 기지, 침착함, 말의 기술 | 지혜로운 조력자, 약자의 연대 | 판을 바꾸는 해결사 | 힘과 크기보다 생각과 태도가 상황을 뒤집는다 |
| 호랑이 | 위협, 강압, 과신 | 힘의 상징, 오만함 | 갈등을 만들고 스스로 무너지는 존재 | 겁주기로 얻은 승리는 오래가지 못한다 |
| 새끼 까치 | 순수함, 생명력 | 지켜야 할 소중함 | 엄마의 선택을 선명하게 만드는 존재 | 약한 존재를 지키는 일이 공동체의 기준이 된다 |
감상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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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무섭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결국 도움을 청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용기는 큰소리가 아니라, 필요한 순간 손을 뻗는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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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말과 태도는 ‘싸우지 않고도 지키는 방법’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맞서기보다 방향을 바꾸는 지혜가 돋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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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힘을 믿고 약속을 가볍게 여긴 순간, 상황이 뒤집힙니다. 강함이란 결국 자기 절제와 함께 갈 때 의미가 있다는 점을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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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결말이 “누가 누구를 이겼다”에서 끝나지 않고, 둥지에 평화가 돌아오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어 따뜻함이 오래 남습니다.
이야기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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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1: 위협은 커 보여도, 침착한 지혜 앞에서는 방향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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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명제 2: 약자는 혼자 버티기보다, 서로 연결될 때 훨씬 단단해집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이 이야기는 ‘권력의 불공정’과 ‘관계의 안전망’을 함께 말합니다. 강자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개인은 움츠러들기 쉽지만, 상황을 언어로 정리하고(까치의 고백),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를 만나며(토끼의 개입), 규칙과 약속을 세우는 순간(“먼저 먹지 마세요”), 흐름이 달라집니다. 결국 공정은 혼자 지키기 어려울 때가 많고, 그럴수록 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이 됩니다.
교훈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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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힘을 이깁니다. 크기나 목소리보다, 생각의 방향과 침착함이 더 멀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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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은 약자를 보호합니다. 까치가 토끼와 연결되는 순간, 위협의 구조가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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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함은 절제와 함께입니다. 호랑이는 힘을 과신하고 약속을 가볍게 여겨 스스로 난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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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를 대하는 태도가 공동체의 수준입니다. 둥지의 새끼가 안전할 때, 숲도 평화로워집니다.
까치와 토끼의 이야기는 “무서움을 없애는 법”보다 “무서움 속에서도 나를 지키는 법”을 알려줍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도움을 구하고, 약속과 규칙을 세우는 작은 행동이 큰 위협을 멀어지게 하지요.
읽으시며 떠오른 장면이 있으셨나요? 여러분이라면 까치에게 어떤 한마디를 건네고 싶으신지 댓글로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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