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이미지 제공: Igniel
미소의 그림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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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이야기] 바보사또

바보인 척한 사또가 ‘달을 샀다’는 거짓말을 되받아 부패한 이방을 드러내는 전래동화. 아이 낭독용 구연동화와 어른 해설까지 한 번에!

사또가 바보처럼 보이면, 마을은 더 불안해질까요? 아니면 오히려 더 안전해질까요?

전래동화 〈바보사또〉는 “겉모습”과 “속마음” 사이의 간격을 영리하게 보여 줍니다.

새로 부임한 사또는 일부러 어수룩한 말을 골라 합니다. 그러는 동안 이방은 마음을 풀어 놓고, 스스로 욕심을 드러내지요.

바보사또

아이에게는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는 눈”을, 어른에게는 “권력과 감시, 공정한 분배”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전래동화 : 바보사또

옛날 옛적, 산과 들이 둘러싼 작은 고을에 새 사또가 부임했어요.
말에서 내리자마자, 마을 사람들 얼굴에 걱정이 잔뜩 묻어 있었지요.

바보사또

“사또님… 이 고을 이방이요, 마음이 아주 삐뚤어졌습니다.”
“세금도 제멋대로 쓰고, 백성들 속도 많이 상하게 합니다요.”

사또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지만 곧, 살짝 웃어 보였지요.

‘바로 잡으려면… 먼저 속을 들여다봐야겠구나.’
사또는 마음속으로 결심했어요.
“바보인 척해 보자. 스스로 실토하게 만들자.”

그날 저녁, 이방이 관아로 쪼르르 들어왔어요.

허리를 굽히며 말했지요.

바보사또

“사또님, 이번 세금으로 2000냥을 거두었습니다. 어디에 쓰면 좋겠습니까?”

사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허허’ 하고 벌렸어요.
그리고 일부러 느릿느릿 말했지요.

“허허, 나는 그런 건 잘 모르겠네. 이방이 알아서 해 보게나.”

이방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어요.
‘이런 사또면… 내 마음대로 해도 되겠군!’


바보사또

이방은 곧장 2000냥을 쥐고 나가, 자기 잔치를 벌였어요.
맛있는 것, 좋은 것, 반짝이는 것만 잔뜩 모아 놓고 말이지요.

며칠 뒤, 사또는 마당에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봤어요.
그리고 이방을 불렀지요.


바보사또

“이방아.”
“예, 사또님!”
“이 마을에는… 왜 달이 없느냐? 밤길이 깜깜해서 겁이 나누나.”

이방은 순간 ‘풋’ 웃음을 삼켰어요.
‘달이 없다니… 정말 바보가 맞구나!’
그러곤 아주 그럴듯하게 말했지요.

“사또님, 예전 사또가 달을… 다른 마을에 팔아버렸습니다.”

사또는 눈을 깜빡깜빡했어요.
“허허, 그럼 달을 다시 가져오려면 어찌해야 하느냐?”

바보사또

이방은 더 큰 말을 지어냈어요.
“이웃 마을에서 달을 만들어 팝니다. 그런데 달 하나 값이… 500냥이나 됩니다요.”

사또는 손뼉을 ‘탁!’ 쳤어요.
“허허! 500냥을 줄 테니 얼른 가서 달을 사 오너라!”

이방은 속으로 춤을 췄어요.
500냥을 품에 넣고는, 또 잔치에 잔치를 이어 갔지요.
그러다 반달이 뜬 어느 밤, 이방이 슬쩍 돌아왔어요.


바보사또


“사또님! 달을 사 와 하늘에 걸어 두었습니다! 저기 반달이 보이시지요?”

사또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허허, 수고했네. 그런데 말이다…”
사또가 아주 진지하게 말했지요.

“반달은 너무 작아 어둡구나. 이번에는 둥근 보름달을 사 오너라.”

이방은 속으로 ‘이게 웬 떡이냐!’ 싶었어요.
또 돈을 받아 들고는, 또 신이 났지요.
그리고 보름달이 뜨는 날, 다시 나타났어요.

“사또님! 보름달을 사 와 띄워 두었습니다! 밤길이 환해졌습니다!”

사또는 크게 웃었어요.
“아주 잘했다! 이제야 밤이 밝구나!”

바보사또

그렇게 며칠이 흘러, 다시 반달이 뜨는 밤이 되었어요.
사또는 마당으로 성큼 나와 이방을 불렀지요.

“이방!”
“예, 사또님…”
“왜 달이 반으로 줄었느냐? 혹시… 또 어디에 팔아먹었느냐?”

이방의 얼굴이 하얘졌어요.
입술이 달싹달싹, 말이 꼬였지요.

“그, 그게… 달을 만든 마을에서 다시 가져간 모양입니다요…”

그 순간, 사또의 목소리가 딱 달라졌어요.

바보사또


부드럽던 얼굴이 곧고 단단해졌지요.

“이방아. 네가 나랏돈을 손에 쥐고 무슨 일을 했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았느냐.”
“달을 산다는 말로 돈을 빼내고, 거짓으로 덮어 왔구나.”

사또가 문밖을 향해 외쳤어요.
“여봐라! 이방을 데려가라! 장부와 곳간부터 다시 살펴라!”

이방은 더는 아무 말도 못 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관아 앞에 모여 숨죽여 지켜보다가, 곧 웅성웅성했지요.


바보사또


“세상에… 사또님이 바보인 척하신 거였어!”
“우리 고을이 이제 살 만해지겠네!”

사또는 고을 곳간을 정리하고, 빼앗긴 돈이 어디로 갔는지 하나하나 따져 보았어요.
억울한 사람들의 사정도 다시 들었지요.

바보사또


그리고 마을은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사또의 이름을 오래 기억하고, “정의는 꼭 길을 찾는다”고 이야기했답니다.



등장인물 분석

인물 핵심 재주/능력 성격과 상징 이야기에서의 기능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사또 관찰력, 인내, 연기(바보인 척) 겉은 느슨, 속은 단단한 정의 부패를 드러내는 설계자 겉모습보다 ‘행동의 목적’을 보게 함
이방 말재주, 상황꾸미기 욕심, 기회주의의 상징 스스로 죄를 키우는 인물 작은 거짓이 큰 무너짐으로 이어짐
마을 사람들 소문을 모으고 증언하는 힘 공동체의 상징 피해자이자 변화의 목격자 목소리가 모이면 세상이 움직임
관아의 아전들(배경) 기록·집행 제도의 얼굴 정리와 조사에 참여 제도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짐


감상포인트

  1. 사또의 엉뚱한 질문 “왜 달이 없느냐?”가 웃음을 주면서도, 사실은 큰 덫의 시작이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2. 이방은 사또를 얕보는 순간부터 스스로 발을 헛디딥니다. 욕심이 커질수록 말도 커지고, 말이 커질수록 빠져나갈 길이 좁아지지요.

  3. 사또는 큰소리로 혼내기보다 “기록과 증거”가 나오게 흐름을 만들며, 정의가 작동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4. 달(반달·보름달)은 ‘거짓말의 크기’와 ‘탐욕의 크기’를 비추는 거울처럼 쓰입니다. 밤하늘이 바뀔수록 이방의 말도 흔들립니다.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1: 똑똑함은 빠른 말이 아니라, 끝까지 지켜보는 힘에서 나옵니다.

  • 핵심 명제 2: 욕심은 스스로 증거를 남기고, 정의는 그 틈을 붙잡습니다.

오늘로 옮겨 보면, 이 이야기는 “감사(점검)와 투명한 기록”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누군가가 예산을 함부로 쓰지 못하게 하려면, 화를 내는 것보다 규칙·기록·검증이 돌아가야 하니까요. 사또의 ‘바보 연기’는 사람을 골탕 먹이려는 장난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교훈과 메시지

  • 사람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조용한 태도 속에 더 큰 책임감이 숨어 있을 때도 있습니다.

  • 거짓말은 잠깐 편해 보여도, 말을 이어 붙일수록 스스로를 묶는 끈이 됩니다.

  • 공정한 세상은 “정의로운 마음”과 함께 “확인 가능한 과정”이 있을 때 더 단단해집니다.


〈바보사또〉는 웃으며 듣다가도, 마지막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의 힘이 약한 사람을 향해 기울지 않도록, 한 번 더 살피고 기록하고 바로잡는 태도가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 주지요.
여러분은 사또의 “달 이야기” 중 어느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떠오르는 대사가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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