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이미지 제공: Igniel
미소의 그림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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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이야기] 날마다 서 푼

도깨비의 ‘날마다 서 푼’이 뜻밖의 행운이 되는 전래동화. 감사와 소통, 유연한 사고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를 구연동화로 읽어보세요.
옛이야기에는 “세상살이의 매듭을 푸는 방법”이 슬쩍 숨겨져 있곤 합니다. 《날마다 서 푼》도 그래요. 큰 힘이나 대단한 재산이 없어도, 마음가짐과 말 한마디로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지요.

이야기 속 도깨비는 무섭기보다 어딘가 허술합니다. 약속은 지키지만, 감정이 앞서고, “이게 정말 좋은 걸까?”를 깊이 따져 보지는 못해요. 반대로 농사꾼은 평범하지만, 눈앞의 곤란을 ‘다른 기회’로 바꾸는 재치를 가졌습니다.

날마다 서 푼

그래서 이 동화는 “도깨비 덕에 부자가 됐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도움을 받을 때의 고마움, 관계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갈등을 풀어내는 유연한 사고가 조용히 따라옵니다.


전래동화 : 날마다 서 푼

옛날 옛적, 산이 푸르고 물이 맑은 시골 마을에 농사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손은 부지런했고 마음은 따뜻했지요.
날마다 서 푼

어느 날은 나무를 한 짐 지고 장에 나가 팔았습니다.
그날 번 돈이 고작 서 푼이었어요.

농사꾼은 동전 세 닢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반짝반짝 바라보다가,
입가에 작은 웃음을 걸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산길이 어스름해질 무렵, 농사꾼은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날마다 서 푼

“가자, 가자, 집으로 가자!
밥해 먹나, 덕 해 먹나!”

그때였습니다.
바람이 휙— 지나가더니, 길 한가운데 커다란 그림자가 턱 하고 서는 게 아니겠어요?

눈이 번쩍! 몸집이 우뚝!
도깨비였습니다.

도깨비가 두 손을 내밀며 말했지요.

날마다 서 푼

“이봐, 농사꾼! 돈 있으면 서 푼만 꾸어 주게!”

농사꾼은 심장이 두근두근했지만, 용기를 내어 동전 세 닢을 내밀었습니다.
“빌려 드리겠소. 대신 꼭 갚아야 하오.”

도깨비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내일 이맘때까지 꼭 갚겠네!”

두 사람은 새끼손가락을 걸었습니다.

날마다 서 푼

“약속이다!”
“약속이다!”

다음 날 저녁, 농사꾼이 밥상을 앞에 두고 “자, 먹자!” 하는 순간,
문 밖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이봐, 나와 봐! 나 왔어!”

날마다 서 푼

문을 열어 보니, 어제 그 도깨비가 씩 하고 서 있었습니다.
도깨비는 동전 세 닢을 툭 던져 주고는, 휙 돌아가 버렸지요.

농사꾼은 눈을 깜빡깜빡했습니다.
“약속을 지키네…?”

그런데요, 이튿날도 똑같았습니다.

“이봐, 나와 봐! 나 왔어! 서 푼 갚으러 왔네!”

또 서 푼.
그다음 날도 서 푼.
그다음 날도 또 서 푼!

농사꾼은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어느새 이렇게 말하게 됐습니다.
“주면… 받지요. 고맙습니다.”

날마다 서 푼

동전이 차곡차곡 모여 항아리 밑바닥을 똑똑 두드리더니,
어느새 항아리 가득 찼습니다.

농사꾼은 그 돈으로 논도 조금 사고, 기와집도 한 채 올렸습니다.
식구들 얼굴에 웃음이 돌아왔지요.

농사꾼은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세상에, 도깨비 덕을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날마다 서 푼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묘합니다.
살림이 좀 나아지자, 도깨비의 방문이 슬슬 귀찮아졌습니다.

“또 오겠지… 또 ‘나 왔어!’ 하겠지…”

어느 날 밤, 도깨비가 문 밖에서 외쳤습니다.

날마다 서 푼

“이봐, 나와 봐! 오늘은 나랑 씨름 한 판 하세!”

농사꾼은 이불을 끌어당기며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난 자야 하오. 그냥 돌아가시오.”

도깨비는 문 앞에서 잠깐 멈추더니, 콧김을 훅 뿜고 돌아갔습니다.
그날 밤, 달빛이 조금 서늘했지요.

다음 날 아침, 농사꾼이 논으로 나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논바닥에 자갈이 우르르 굴러다니는 겁니다.

날마다 서 푼

“어이쿠야! 이게 다 뭐람!”

농사꾼은 자갈을 주워 모으느라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자갈이 또 쌓여 있었습니다.

농사꾼은 결국 도깨비를 찾아가 고개를 숙였습니다.
“내가 말을 거칠게 했네. 미안하네. 씨름도 하겠네. 이제 그만하게.”

도깨비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홱 돌렸습니다.
“흥! 이제 와서? 난 싫네!”

농사꾼은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했습니다.
‘힘으로는 못 이긴다. 말로 풀어야 한다.’

그다음 날, 도깨비가 자갈 자루를 메고 또 나타났습니다.
그때 농사꾼이 환하게 웃으며 먼저 말했습니다.

“아이고! 도깨비 나리, 또 오셨소?
덕분에 우리 논이 요즘 참 좋아 보이오!”

날마다 서 푼

도깨비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농사꾼은 말을 이었습니다.
“자갈이 말이오… 이게 땅을 단단하게 해 줘서 그런지, 곡식이 잘 자랄 것 같구먼요.
하마터면 누가 거름이라도 뿌렸으면 큰일 날 뻔했지 뭡니까!”

도깨비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습니다.
“뭐라고? 거름을 뿌렸으면 더 나빴겠다고?!
좋다! 그럼 두고 보게!”

도깨비는 이를 으득 물고 돌아갔지요.

그다음 날부터, 도깨비는 논에 거름을 잔뜩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도깨비는 “더 골탕 먹여 주겠다!” 하는 표정이었지요.)

그런데요, 세상에!
그 거름 덕분에 벼가 쑥쑥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날마다 서 푼

초록초록 잎이 올라오고,
바람에 사르르 흔들리고,
가을엔 황금빛 이삭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해 농사꾼은 대풍작을 거두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와, 논이 금빛이네!” 하며 놀랐지요.

농사꾼은 논두렁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껄껄 웃었습니다.
“어리숙한 도깨비 덕분에, 내가 또 한 번 살았구나.”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고마운 마음은 잊지 말아야지.’



등장인물 분석

인물 핵심 재주/능력 성격과 상징 이야기에서의 기능 독자에게 남기는 메시지
농사꾼 관찰력, 말재주, 상황 전환 성실함 + 유연한 사고의 상징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주인공 힘이 약해도 지혜와 태도로 길을 낼 수 있어요
도깨비 약속을 지키는 집요함, 단순한 추진력 감정적이고 허술한 존재, ‘힘은 크지만 생각은 짧음’ 갈등과 행운을 동시에 가져오는 촉발자 감정대로 움직이면 스스로 손해를 볼 수 있어요
농사꾼의 가족 함께 버티는 힘, 생활의 온기 공동체와 일상의 상징 “서 푼”의 의미를 ‘삶’으로 연결 작은 돈도 가족에게는 큰 따뜻함이 돼요
마을 사람들 관찰과 소문, 현실의 눈 사회의 시선, 기준 대풍작의 결과를 함께 확인 결과는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드러나요


감상포인트

  • 도깨비가 “약속을 지키는 존재”로 그려져서, 무섭기보다 엉뚱한 웃음을 줍니다.

  • 농사꾼은 맞서 싸우기보다, 말의 방향을 바꿔 흐름을 바꿉니다. 갈등 해결의 다른 길을 보여주지요.

  • ‘호의가 익숙해질 때 생기는 무심함’이 갈등의 시작이 됩니다. 관계에서 가장 흔한 실수라 더 마음에 남습니다.

  • 자갈과 거름은 “싫은 사건도 해석에 따라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상징으로 읽힙니다.

  • 결말이 통쾌하지만, 마지막에 살짝 남는 생각—“고마움은 잊지 말자”—가 이야기를 더 깊게 만듭니다.



이야기의 핵심

  • 핵심 명제 1: 위기는 ‘다른 눈’으로 보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핵심 명제 2: 관계는 익숙함이 쌓일수록 더 정성스럽게 돌봐야 합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이 이야기는 문제 해결 능력을 ‘힘’이 아니라 ‘해석과 소통’에서 찾습니다. 일이 꼬였을 때 곧장 부딪치기보다, 상황을 다시 정의하고(“자갈이 도움이 된다”), 상대의 감정을 읽어 조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다만 운이 들어왔을 때도, 그 운을 가져다준 관계를 가볍게 대하면 곧바로 균열이 생긴다는 점을 같이 보여줍니다.



교훈과 메시지

  • 불편한 일을 만났을 때, “어떻게든 이득이 되게” 길을 찾는 지혜가 도움이 됩니다.

  • 도움을 받았을 때는 고마움을 표현해야 관계가 오래 갑니다.

  • 말 한마디는 갈등을 키우기도, 풀기도 합니다.

  • 유머는 상대를 이기는 도구가 아니라, 상황을 부드럽게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날마다 서 푼》은 도깨비와 농사꾼의 우스운 실랑이 속에, “살아가는 기술”을 담아 둔 이야기입니다. 돈이 오가는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건, 익숙해진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마음과, 막힌 길에서도 방향을 바꾸는 유연함이겠지요.

읽고 나서 떠오른 장면이나, 여러분이 겪었던 “위기가 기회가 된 순간”이 있다면 편하게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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